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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난차오씨엔(南朝鮮)"이라고 호칭했다.
북한의 국호가 "차오씨엔(朝鮮)"이란 것에 대한 상대적 명칭이었고, 중국은 북한을 정식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약칭인 "차오씨엔"이라고 호칭한다.
중국은 아직도 조선이란 명칭을 즐겨 사용하고 있는데, 예를들면 "한반도"를 "차오씨엔(朝鮮)반도"로 부르는 경우다.
하지만 중국이 왜 "차오씨엔"이란 명칭을 즐겨 사용하는지를 안다면 우리가 과연 그렇게 발음해야 하는가를 검토해보지 않을 수 없다.
"차오씨엔"에서 문제가 되는 발음은 "조(朝)"란 발음이다.
"조"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차오"와 "짜오"란 두가지 발음이 있다.
즉 "조"는 차오(chao) 2성이란 발음과 짜오(zhao) 1성 두가지 발음이 있고, 발음에 따라 뜻 또한 다르다.
그럼 먼저 "차오"의 경우는 무슨 뜻이고, "짜오"의 경우는 무슨 뜻인지 살펴보자.
발음이 "차오"의 경우에는 8가지의 뜻이 있다.
① 명사로 "조정"이란 뜻이 있는데, "차오이예(朝野)"란 단어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② 명사로 "왕조"란 뜻이 있는데, "리차오(李朝)"란 단어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③ 명사로 사람의 "성(姓)" 중에 "차오(朝)"란 성이 있다.
④ 동사로 "알현하다"란 뜻이 있는데, "알현하기 위해 오다"란 뜻의 "라이차오(來朝)"란 단어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⑤ 동사로 "참배하다"란 뜻이 있는데, "성지를 참배하다"란 "차오썽띠(朝聖地)"란 단어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⑥ 동사 "…으로 향하다"란 뜻이 있는데, "남향"이란 뜻의 "차오난(朝南)"이란 단어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⑦ 동사로 "흘러 들어가다"란 뜻이 있는데, "많은 강물이 모여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는 뜻의 "바이촨차오하이(百川朝海)"란 단어가 이 경우 해당한다.
⑧ 개사로 "…을 향하여"란 뜻이 있는데, "앞으로 가다"란 뜻의 "차오치엔쩌우(朝前走)"란 단어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발음이 "짜오"인 경우에는 2가지 뜻이 있다.
①"아침"이란 뜻으로, "이짜오이씨(一朝一夕)"란 단어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② "(하루)날"이란 뜻으로 "오늘"이란 뜻의 "찐차오(今朝)"란 단어가 이 경우 해당한다.
이상에서 우리는 "조"란 글자가 내포하고 있는 뜻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조선"은 어떤 뜻인지 알아보자.
"조선"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아침의 나라", "아침이 아름다운 나라"란 뜻이다.
위에서 설명한 10가지 뜻 중에서 이에 해당하는 뜻은 "짜오"발음의 ①이 해당한다.
그럼 중국에서 왜 "짜오씨엔"이라고 하지 않고 "차오씨엔"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현존하는 중국측 정사(正史) 중에 "조선"이란 글자를 처음 언급한 것은 약 2천여년 전에 사마천(司馬遷)이 쓴 『사기(史記)』다.
그러나 사마천은 『사기』에서 "조선"의 발음을 적지 않았다.
"조선"의 발음은 후대 당(唐)나라 때 사마정(司馬貞)이 『사기색은(史記索隱)』에서 표기했는데, 그는 "조선"의 "조"의 음을 "차오"라고 발음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사마정이 말한 "차오"는 한국에서의 뜻인 "아침"이란 뜻이 전혀 없다.
사마정이 『사기색은』을 쓴 당나라는 신라와 연합하여 백제 및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그들의 한문화(漢文化)를 주변국가에 보급하면서 "한문화권"을 형성하던 시기다.
문제는 "차오"를 어떤 식으로 해석하느냐다.
당시 사마정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차오"로 해석한다면 이상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만약 ④의 뜻으로 한다면 한국이 결국 중국에 "알현하다"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는 것이 당시 당나라는 한문화를 주변국가에 확산시키던 시기였으며, 신라는 당나라에 조공을 하였고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속국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재를 근거로 현재 중국에서는 현재 한국에서의 뜻과는 전혀 다른 "차오씨엔"이란 발음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원래 한국의 뜻대로라면 "짜오씨엔"이라고 할 명칭이 이상하게 "차오씨엔"으로 불리게 되었고, 그것은 고유명사로 사용되면서 그 뜻에 모두 관심을 가지지 않은채 관용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조선"이란 단어를 사용할 때 "차오씨엔"이라고 그대로 써야 할지, "짜오씨엔"으로 고쳐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김부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