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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상하이탄 <115회>:"감히 내여자를 넘봐!"
북경시간: 2006-10-18 20:37:10 
 

"요 땡초도 못될 천하의 잡놈 같으니라구. 네가 목숨이 몇 개라고 감히 내 여자를 넘봐!"
 최광욱이 벌겋게 핏발 선 눈으로 석방장을 쏘아보면서 진한 욕설을 퍼부었다. 스님같기도 하고 시정의 잡배같기도 한 석방장이 자신의 애인을 욕보이려 한 사실이 너무나 분한 모양이었다. 언제 칼을 휘두를지 모를 살벌한 분위기가 실내에 빠르게 조성되고 있었다. 

   
  ▲ 그림 = 이용호 화백  
 
"남의 여자?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여자 자신을 숫처녀라고 분명히 말했는데…안 그러면 내가 미쳤다고 미리 적지 않은 돈을 쥐어줬겠어"
 석방장이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매매춘을 하려다 일이 잘 안 풀려 낭패를 당하기 일보 직전에 직면한 한량의 난감함이 쩔쩔매는 태도에 잘 묻어나고 있었다.
 "뭐! 정말이야, 너" 

최광욱이 침대에 엎어져 벌벌 떨고 있는 완용에게 눈길을 돌렸다. 완용은 전혀 예상못한 엉뚱한 상황에 너무 놀랐는지 말을 못하고 있었다. 그저 그렇지 않다고 고개만 젓고 있었다.
 "야 이 음탕한 땡초야, 아니래잖아!"
 최광욱은 약이 오를대로 올라 있었다. 석방장이 애인인 완용을 욕보이려 한 것도 모자라 자신을 우습게 생각, 거짓말까지 하는 것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는 말을 마치기 무섭게 칼을 단단히 쥐고 천천히 석방장 쪽으로 발을 내디뎠다.

 "허, 허! 이거야 원. 본인은 당연히 아니라고 하겠지. 내가 좋은 물건 있으면 원하는 조건으로 살테니 무대를 떠나 조용한 데에서 상담하자고 해서 당신 여자가 온 거니까. 하지만 조용한 데가 뭘 말하는 걸까? 묵시적 동의라는 것도 있는 것이구. 나는 그래서 돈을 집어주고 여기에서 기다린 건데"
 "그러면 그렇지, 샤오룽이 그 정도 여자는 아니지. 어디 네놈들이 좋아할법한 고기 써는 칼의 맛좀 봐라"
 최광욱의 얼굴이 석방장의 아리송한 변명에 조금은 펴졌다. 그는 그러나 석방장을 응징하려는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드디어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칼이 허공을 갈랐다. 석방장은 미동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칼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헉!" 

낭패를 당한 쪽은 하지만 석방장이 아니었다. 살기 등등한 기세와는 달리 정확하게 급소를 가격당했는지 최광욱이 배를 부여안은채 방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칼을 든 오른손이 허공을 가르면서 생긴 그의 명치께 빈틈에 석방장의 왼 주먹이 그대로 날아가 박힌 것이다.

최광욱은 신음조차 제대로 내지 못할만큼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저 심하게 뒹굴기만 할 뿐이었다. 입에서는 미미하기는 하나 거품까지 내뿜고 있었다. 석방장은 침대 모서리에 쳐박힌채 여전히 떨고 있는 완용에게 다가가 귀엣말을 건넸다. 

"완시주, 무례를 용서하시요. 완시주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었어요. 만약 내가 이러지 않으면 완시주는 위험에 빠질 확률이 높아요. 내가 돈으로 유인해 강간하려 한 것으로 상황을 짜맞추자는 거죠.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리고 이 친구는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요. 치명적인 곳은 피해 가격했으니 아마 며칠 요양하면 별 일 없을 겁니다" 

완용은 돌연한 상황에 놀라 떨고는 있었으나 완전히 정신을 놓치는 않고 있었다. 그녀는 석방장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석방장은 그녀가 누군가로부터 미행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부터 예상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석방장은 혹 있을지 모를 만일의 사태에서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기꺼이 파렴치한으로 돌변, 모텔방을 남녀간의 끈끈한 육욕의 공간으로 교묘하게 만들려는 살신성인의 고육지책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석방장에게 무한한 경의를 담은 가벼운 목례를 보내면서 쓰러진 최광욱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켜 세웠다.  

석방장은 거의 졸도 상태로 접어든 최광욱을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모텔 방을 나섰다. 비루쉬안에서의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20분이나 남아 있었다.

(홍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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