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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스포츠 한류
북경시간: 2006-11-11 09:52:25 
 
   왕년의 구기스타들 '한수 지도'
 ◇2008년 올림픽 개최지인 베이징시의 왕치산 시장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폐막식에서 올림픽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제공
   중국은 스포츠 최강국을 꿈꾼다. 경제가 커진 만큼 스포츠에서도 미국과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 이런 야심을 실현할 D-데이는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과거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스포츠를 통한 국가 단결’을 이끌어 내려고 한다. 잠재된 정치 불안 요인을 넘어 새로운 발전 동력을 스포츠에서 찾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의 스포츠 산업이 중국으로 건너오고 있다.

   1995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며 한때 한국 야구계를 후끈하게 달군 정경훈 선수. 그는 지난해 9월 중국 장쑤(江蘇)성 야구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장쑤성 정부는 그에게 오는 10월 열릴 중국 전국체전에서 우승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중국에서도 돈 많고 부자가 많기로 소문난 장쑤성 정부는 이를 위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쑤성 야구대표 선수들은 이때부터 정 감독의 스파르타식 훈련을 견뎌내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정 감독뿐 아니다. 양궁 핸드볼 배구 하키 등 한국이 강세를 나타내는 종목에서는 어김없이 한국 스타들이 중국 선수를 가르치고 있다. 사회체육에서도 마찬가지다.

   태권도를 시작으로 에어로빅과 검도의 상륙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중국인을 사로잡는 한국의 스포츠산업=중국으로 건너오는 한국의 대표적인 스포츠는 역시 태권도다. 전 세계에 태권도장이 없는 나라는 없지만, ‘무술대국’인 중국에서도 태권도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베이징에만 도장이 200곳을 넘으며, 상하이도 100여곳에 이른다.

   중국 TV에는 태권도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자주 나온다. 한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베이징 왕징(望京) 지역에는 태권도복을 입은 중국 어린이들이 거리를 누빈다. 최근 방문한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에 대한 중국 정부와 언론의 관심은 중국에서 얼마나 태권도의 위력이 대단한지를 말해준다.

   베이징체육대학의 이준희 박사는 “중국에서도 태권도는 이미 중국인의 스포츠로 변하고 있다”며 “베이징만 해도 10여명의 한국인 사범을 제외하면 중국인들에 의해 움직여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술대국 중국을 태권도가 뒤흔들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에어로빅 역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중국 대표팀 응원단장이었던 ‘조수진 신드롬’이 번지면서 한국 에어로빅의 상륙이 시작되고 있다.

   베이징의 왕징과 우다커우(五道口) 거리에는 일본 검도가 아닌 한국 검도가 들어오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는 한국인 사이에 검도 동우회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으로 건너오는 한국의 스포츠 스타들=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국 야구의 진출이다.

   정경훈 장쑤성 야구대표팀 감독은 한국인으로 중국의 성 대표팀을 맡은 감독 1호다. 광저우(廣州) 대표팀에는 프로야구 두산팀에서 활약했던 추성근씨가 코치를 맡고 있다.

   이들 외에도 세미프로 야구리그에는 한국과 중국 선수의 혼합팀인 ‘희망의 별(시왕즈싱)’이 올해부터 활약하기 시작했다. 이 팀에는 경남대 출신 이명섭 감독과 현대유니콘스의 김홍집 투수 등 5∼6명의 한국 선수가 뛰고 있다.

   출범 3년째를 맞는 중국 세미프로 야구리그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톈진(天津), 쓰촨(四川), 희망의 별 등 6개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프로리그로 전환될 예정이다.

   정경훈 감독은 “중국에도 야구가 시작되고 있다”며 “한중 간 야구교류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핸드볼은 중국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에 위영만 전 상명대 감독, 베이징시 핸드볼 대표팀에는 정광욱 전 경희대 감독이 활약하고 있다. 베이징시 배구 남자대표팀 감독은 노진수 전 LG화재 감독이 맡고 있다.

   정광욱 감독은 “중국의 주요 성·시에서 활동하는 한국 체육인은 한두 명이 아니다”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까지 중국을 지원하는 한국 체육인이 더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세계 최강인 양궁대표팀의 경우 한국 지도자들이 도맡고 있다.

   더욱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에 분패한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선 타도 한국을 외치며 한국의 양궁 기법을 전수받느라 분주하다.

   중국이 한국 스포츠 스타들에게 손을 내미는 이유는 두 나라가 문화전통과 습성이 비슷해 선수 조련에서도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올림픽을 불과 3년 앞둔 중국에 엄청난 스포츠 특수가 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땅을 밟는 한국 스포츠 스타들은 노하우를 전수하며 스포츠 영역에서 또 하나의 한류를 만들어내고 있다.

(강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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