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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만주로 가는 한인들
북경시간: 2006-11-10 18:55:24 
 

   小상공인·유학생 '차이나 드림' 올인
 ◇중국 지린성 창춘시. 지린성은 ‘창춘 한국상업거리’를 만들며 한국 자본 끌어들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이징=강호원 특파원
   ‘중국 바람’은 변방인 동북지방에도 불고 있다.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 3개 성에는 중화학 국유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뒤늦은 개혁 작업이 한창이다. 부실이 심한 국유기업을 퇴출시키고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매몰찬 변화가 몰아닥치는 동북지방에는 한국인도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 부는 중국 바람과 함께 동북지방의 지방정부들이 한국 자본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린성의 성도 창춘(長春). 최근 이곳 땅을 밟는 한국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창춘은 과거 일제의 괴뢰국가였던 만주국의 수도로, 조선 말∼일제 강점기에 만주로 떠난 한국인이 자리 잡은 곳이기도 하다. 60여년에서 길게는 100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한국인은 다시 만주 벌판의 도시 창춘을 찾아 나서고 있다.

   정상헌(鄭尙憲) 창춘한국인회 전 수석부회장은 “중국 바람이 만주로 불기 시작한 것 같다”며 “창춘은 중국으로 건너오는 한국인과 그들이 만들어 나가는 한인사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소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창춘을 찾는 한국인은 유학생에서 개인사업가, 중소기업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이 맛보는 희망과 좌절도 중국 여느 지역에서 벌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창춘 유학길에 오르는 청소년들=창춘의 중국인들은 교육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동북지방의 명문 학교가 대거 모여 있기 때문이다. 지린대학 동북사범대 창춘대학 창춘중의학원이 이 지방의 명문이다. 특히 지린대학은 중국 내 랭킹 8위의 명문이다.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동북사대부중은 중국 4대 명문으로, 동북지방의 내로라하는 공산당 관료의 자녀들이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창춘에 명문 학교가 모여 있는 것은 1950∼60년대 중국을 떠받치던 동북지방의 경제 번영을 말해준다.

   중국으로 건너오는 국내 유학생 중 2500명이 창춘에서 공부하고 있다. 중국 내 최대 규모의 대학가가 형성된 베이징의 한국 유학생이 1만명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목되는 것은 창춘 지역의 한국 유학생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3년만 해도 1300명 정도였던 유학생 수는 지난해 1800명에 이른 후 올해에는 2500명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안영만(安永萬) 지린대 동북아연구소 교수는 “지금과 같은 증가세가 계속되면 수년 내에 베이징 절반인 5000명 선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유학생이 늘어나는 현상은 비단 창춘만이 아니다. 베이징과 상하이, 산둥(山東)성 지난(濟南) 등 명문 대학이 있는 곳이면 유학오는 한국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번창하는 창춘의 한국유학산업=창춘을 찾는 유학생이 많아지면서 유학사업도 번창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초·중·고교생을 20∼50명씩 데리고 숙식을 제공하며 중국 대학에 들어가는 입시공부까지 시키는 곳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업을 하는 곳은 창춘에만 3∼4곳에 이른다. 일종의 입시준비반인 ‘지린대 부속중학교 부속 국제어언교학학교’도 국내 초·중·고교생을 받아 중국 대학에 보내는 교육을 하는 곳이다. 중국 유학 열풍이 만주의 창춘에까지 불어 닥친 결과다. 중국 유학 바람이 초·중·고교생에게까지 퍼지면서 창춘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 2500명 중 초등학생은 100명, 중·고등학생은 300명이 넘는다.

   창춘에 있는 대학과 유학원에서도 한국 유학생을 창춘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국유학사업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를 둘러싼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상헌 전 수석부회장은 “말이 유학이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창춘으로 건너오는 학생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 않다”며 “유학생 중 상당수는 절제되지 않은 생활 속에 좌절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린성의 투자 유치와 창춘 땅을 밟는 한국인=중국 동북지방의 한국자본 유치전략은 집요해지고 있다. 지린성은 지난해 창춘 중심가에 ‘한국상업거리’를 만들고 이 지역에 투자하는 한국 소자본에 대한 투자 제한을 대폭 완화했다. 시들어가는 중화학공업 기지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이 때문인지 소상인을 중심으로 창춘에 거주하는 한국인도 늘어나고 있다. 창춘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2003년 만해도 300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창춘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유학생을 제외하더라도 1000여명 선을 넘어섰다.

   기업 임직원도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음식점 안경점 옷가게 미용기구 술집 PC방 화장품 가게를 경영하는 소상인들이다.

   창춘한국인회 부회장인 김현구(金賢九) 용수산갈비 사장은 “창춘으로 건너오는 한국인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창춘은 한국자본 진출의 초기 단계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소상인이 성공하려면 현지인을 파고들어야 한다”며 “이에 실패하면 중국에 뿌리내리는 데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기업이 진출해 있지 않은 창춘은 가장 소비 규모가 큰 계층이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강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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