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해적판 천국이다. 영화 음반시장은 물론 만화시장에도 해적판이 판을 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만화산업의 중국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만화 독자는 최소 1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초기 단계의 시장이지만 만화를 보는 인구만 따지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규모다.
이처럼 거대시장으로 커지는 중국에서 해적판이 나도는 것은 중국의 만화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비싼 원고료와 인세를 주고 해외 만화를 들여오기에는 만화상들이 워낙 영세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지는 만화는 10%선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는 일본과 대만, 홍콩 만화로 메워지고 있다. 특히 일본 만화는 중국 만화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의 만화산업 역사가 10년 안팎인 만큼 자체 만화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에선 돈벌이가 될 만한 만화 해적판을 시장에 뿌리는 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만화가협회 만화문화연구소의 이희현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을 놓고 보면 중국에서 출판을 통해 큰 이익을 남기는 것은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 만화업계에서는 중국 내 일본 만화도 열이면 아홉은 해적판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 만화사업이 막막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형 출판사와 손을 잡고 출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형 출판사는 대부분 정부 산하 출판사다. 전창진 판다카툰 사장은 “이들 출판사의 경영 상황은 국내 출판사보다 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만화를 출판하면 해적판이 뒤따라 나와 큰 돈 벌기는 힘들지만 출판사가 망해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이다.
판다카툰이 손잡은 광저우(廣州) 화싱(花星)출판사와 중국소년아동출판사 선양(瀋陽)미술출판사, 아주만화발전유한공사와 협력 관계에 있는 지난(濟南)출판사, 김수용 화백의 ‘힙합’을 펴낸 지린(吉林)미술출판사, 박봉성 화백의 ‘삼국지’를 펴낸 창춘(長春)미술출판사 등은 모두 지방정부 산하 출판사다.
이런 점 때문에 일본도 창춘미술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도라에몬’ 출판을 준비 중이다.
(강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