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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가구시장 뛰어든 한상들
북경시간: 2006-11-11 11:22:21 
 
   "신황금시장" 300여업체 '노크'
 ◇산둥성 웨이하이에 있는 대화목업의 불단 생산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 등 유명 가구 메이커들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중국산 가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웨이하이=강호원 특파원
   중국은 가구 대국이다. 세계시장에 수출되는 가구의 8할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산 가구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손재주가 좋은 중국인은 아무리 좋은 최고급 가구라도 싼값에 똑같이 만들어낸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세계적인 가구생산기지가 조성돼 남부 광둥(廣東)성과 화동의 저장(浙江)성, 화북의 산둥(山東)성에는 국제시장에서 가구를 거래하는 큰손들이 모여들고 있다. 한상도 이곳에 뛰어들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중국을 기반으로 세계경쟁에 나서기 위해서다. 산둥성 웨이하이(威海). 이곳에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가구업체가 건너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10여곳이 모여 있다. 바다에 접해 있어 목재수입은 물론 가구 수출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웨이하이 서쪽 환추이(環翠)구에는 있는 대화목업도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곳 중 하나다.

   1만6000평의 대화목업 공장에서 생산되는 불단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된다. 일본 10가구 중 1가구가 이 불단에 부처님을 모실 정도로 대화목업은 일본 불단시장 내에서 큰손이다. 불단이란 일본에서 가정마다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설치하는 가구다. 대화목업뿐 아니다.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한국의 가구업체들이 너도나도 모여들고 있다.

   강영일(姜永逸) 대화목업 회장은 “기업이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며 “1990년대 중반 이후 건너오는 한국의 가구·목재 산업은 중국에서 새로운 경쟁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가구·목재 산업=국내 가구·목재 산업은 ‘10년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1997년 말 불어닥친 외환위기를 전후로 시작된 가구산업의 불황으로 수많은 업체들이 쓰러지는 운명을 겪었다.

   보루네오 동서 바로코 우아미 노송가구 등 이름난 가구업체들도 이때부터 하나둘씩 아픔을 겪었다.

   이런 상황은 국내 가구 수요가 줄어듬에 따라 전례없이 치열한 시장경쟁이 벌어진 결과다. 아파트가 고급화되면서 웬만한 가구는 붙박이로 설치되고 있다. 가구를 따로 사는 가정은 갈수록 줄어든다. 외환위기 이후 돈 씀씀이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가구 불황을 몰고온 원인 중 하나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값싼 중국산 가구가 국내에 몰려들면서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가구업체는 더욱 경쟁력을 잃었다.

   한샘가구 중국본부의 김영근(金榮根) 상무는 “사회가 풍요해지면 오히려 개인의 가구 수요는 줄어든다”며 “국내 가구시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많은 중견업체들이 쓰러지고 그 자리를 소형업체가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은 판이하다. 중국에는 가구산업의 황금기가 시작되고,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도 몰려들고 있다. 독일의 알노, 이탈리아의 노빌리아 등 유명 가구 브랜드는 물론 세계적인 가구 유통업체도 잇따라 중국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980∼90년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소득이 늘어나면서 가구 수요가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 건너오는 한국가구=한국 가구산업의 중국 진출은 사라지는 시장과 약화하는 경쟁기반, 떠오르는 중국 가구시장이 빚어낸 결과다. 기업이 살아남자면 한푼이라도 싸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옌타이 삼비목업의 홍영호 사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시장에서 무한 가격경쟁이 벌어지면서 국내 가구산업의 중국 진출은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가구업체는 200∼300군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칭다오(靑島) 웨이하이(威海) 옌타이(煙臺) 등 한국과 가까운 산둥성 연해 지역에만 100곳이 넘는 가구업체가 진출해 있다. 이들 업체는 현지에서 직접 가구를 생산하거나 위탁생산을 하는 형태로 뿌리내리고 있다.

   불단과 가구를 생산하는 대화목업은 1990년대 중반 중국에 진출했다. 가구·목재 산업에 관한 한 중국 진출 1세대 기업이다. 부처님을 집안에 모시는 관습을 가진 일본의 불단 시장에서 7∼8%를 점유하고 있다. 강종규(姜宗奎) 대화목업 상무는 “공예품 수준의 섬세한 수공을 요구하는 불단도 마찬가지지만, 수공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비싼 가구일수록 중국을 발판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강영일 대화목업 회장, 심은영 칭다오쉐라이 사장, 김영근 베이징한샘 법인장

   항저우(杭州)와 칭다오를 발판으로 하는 쉐라이(雪萊)가구도 마찬가지다. 이 업체는 한중 합작 가구 브랜드로 스페인풍 가구를 만들고 있다. 쉐라이 칭다오총판의 심은영(沈銀英) 사장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하는 한국 가구업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에서 가구를 생산하는 한국인은 이제 국내 판매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중국 내수시장과 세계시장으로 타깃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쉐라이 가구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해 중국에서 직접 생산한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대형 가구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부엌가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샘가구가 2003년부터 중국 내수판매에 뛰어든 데 이어 종합가구업체인 파르마도 칭다오에 공장을 만들었다. 과거 오리표로 인기를 모은 엔엑스도 2003년을 전후해 베이징 시장에 진출, 중국 내수시장 뚫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한결같이 ‘중국 가구시장에서 한판 겨루어 보자’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강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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