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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이삿짐 사업에 뛰어든 한국 상인들
북경시간: 2006-11-11 12:12:18 
 
   서비스 앞세운 '포장이사'로 승부
 ◇한국인의 중국 진출이 이어지면서 한국계 이삿짐 업체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인 거주자가 2만명이 넘는 베이징의 왕징에는 매월 수백대씩 이삿짐 차량이 꼬리를 문다. 베이징=강호원 특파원
   중국 진출 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기업은 물론 개인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너도나도 중국으로 떠난다.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중국 내 한인은 이미 50만명선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만 해도 30만명선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열릴 때에는 100만명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이 국경을 넘는 인구이동은 국내 산업이 중국으로 옮아가면서 국내에는 취업과 돈벌이 기회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 반해 중국에서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진출 붐을 타고 중국 시장에서는 이삿짐 사업이 신종 호황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베이징의 왕징(望京)에는 이삿짐을 실어나르는 차량이 끊이지 않는다. 하루에도 10여대가 드나들며, 그 상당수는 포장이삿짐 차량이다. 포장이삿짐으로 이사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실려 오는 이삿짐에서 중국 내에서 움직이는 이삿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포장이삿짐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베이징에서만의 현상이 아니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옌타이(煙臺) 웨이하이(威海),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랴오닝(遼寧)성의 선양(瀋陽) 등 한국인이 많은 사는 곳에는 똑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 불황과 주택시장 침체로 국내 이삿짐 업체는 문을 닫아야 할 지경으로 내몰리는 데 반해 중국 내 포장이삿짐 사업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가장 큰 한국계 이삿짐 전문업체인 극동해운항공의 함홍만(咸弘萬) 사장은 “한국인의 중국 진출 붐은 이삿짐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틈을 타 국내 이삿짐 업체의 중국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왼쪽부터 함홍만 극동해운항공사장, 백운대 대성물류 사장, 박병훈 센토인터내셔널지사장

   ◆중국으로 건너온 한국 이삿짐 사업=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나면서 중국에는 ‘포워딩’으로 불리는 복합화물 주선업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화물운송을 위탁받아 물건을 주인이 원하는 곳까지 배달해주는 업체다. 한국기업의 거점 도시인 칭다오와 상하이에 사무실을 운영 중인 국내 복합화물 주선업체는 500여군데. 전문 이삿짐 업체와 함께 이들 중에도 이삿짐을 취급하는 곳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이삿짐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외 이삿짐 업계는 국외이주 규모가 월 수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가는 이삿짐이다. 함홍만 사장은 “이삿짐 수요는 최근 해마다 20∼30%씩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중국 내 이삿짐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삿짐 사업이 중국에 상륙한 것은 1990년대 중반 국동해운항공을 비롯한 국외 이삿짐 업체가 진출하면서부터다. 이후 불어난 이삿짐 업체는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베이징에만 극동해운항공과 월드브리지 유니월드 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전문 이삿짐 업체가 대여섯 군데에 이른다. 칭다오에는 대성물류 아프로해운 등 6∼7곳이 영업 중이며, 옌타이와 웨이하이에도 각각 3∼4곳의 전문 이삿짐 업체가 성업 중이다. 이들 외에 일부 복합화물 주선 업체도 이삿짐 사업에 손을 대고, 조선족이 운영하는 군소 이삿짐 업체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을 합하면

   중국 내 이삿짐 관련 업체 규모는 3∼4배 이상으로 불어난다. 중국에서도 ‘이삿짐 춘추전국시대’가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이들 업체끼리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극동해운항공을 비롯한 일부 업체는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다롄 등지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박병훈 센토인터내셔널 옌타이지사장은 “고급 이사에 속하는 중국 포장이삿짐은 다른 화물주선업에 비해 더 많은 인프라를 깔아야 한다. 작은 자본으로는 진출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시장경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이사문화와 경쟁력=중국의 이삿짐은 아직 ‘보따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베이징 시내에서 이사 한번 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300위안 정도. 포장이삿짐보다 10배 정도 싼 가격이다. 싼값에 이사를 하니 포장이사를 한다는 것은 엄두 내기 힘들다. 이렇다 보니 중국의 오가는 이사 모습은 대부분 보따리에 싼 이삿짐을 트럭으로 실어 나르는 정도이다. 사다리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대성물류 백운대(白雲大) 사장은 “중국 업체에 이삿짐을 맡기면 서비스 질이 떨어져 사람은 사람대로 피곤해지고 물건까지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박병훈 지사장은 “이 같은 상황이 한국 이삿짐 업체들에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과 우수한 서비스를 앞세워 고급 이삿짐 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 부자들이 포장이사를 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의 고급주택가에 사는 중국인 가운데에는 한국계 업체에 이삿짐을 맡기는 사람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함 사장은 “이삿짐 기술이라야 별게 있겠느냐”면서도 “그러나 서비스 경쟁에서 한국과 중국 이삿짐 업체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집을 쓸고 닦는 것에서 분실 시 손해배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다르다는 것이다.

   박병훈 지사장은 “그러나 중국 이삿짐 시장 진출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며 “가장 큰 어려움은 물류 창고와 인력을 확보하고 이삿짐 통관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노하우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물류 이삿짐 운송팀


(강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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