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탐관오리는 죽음을 면치 못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최종심인 2심에서 사형이 확정되면 바로 형이 집행된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장으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무수신(慕綏新)을 비롯한 적지 않은 부패 관료들이 바로 이렇게 해 불귀의 객이 됐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혹형이 다소 줄어드는 추세인 듯 하다. 사형 판결을 받는 재수나쁜 경우도 많이 줄었고 곧바로 형이 집행되는 일은 더군다나 드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탐관오리들은 2년간의 집행 유예 기간동안 감형을 통해 목숨을 건지는 행운까지 누린다고 한다.
문제는 이에 대해 중국인들이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는 데에 있다. 중국도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회가 되고 있다는 요지의 비판이 아닌가 보인다. 사실 최근 구속돼 재판을 받은 탐관오리들의 면면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하기 어렵다. 각각 500만위안(元 6억원)과 740만위안(8억8000만원) 을 수뢰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톈펑산(田鳳山) 전 국토자원부장, 한구이즈(韓桂芝) 전 헤이룽장(黑龍江)성 정협 주석등을 필두로 한 고위급 부패 관리들 약 10여명이 잇따라 사형 선고에 집행 유예를 선고받은 것이다.
현재 중국의 형법은 10만위안(1200만원) 이상을 수뢰하거나 그에 상당한 부패 범죄를 저지를 경우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사안이 무거울 경우는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500만위안의 수뢰를 하고서도 집행 유예 판결을 받은 것은 확실히 문제가 없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중국도 법치국가를 지향하는 국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얘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형은 가혹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향을 법치국가로 가기 위한 중국 사법 당국의 고심의 결과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