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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의 한 청소년이 도박성 오락 게임을 하고 있다. 사이버 도박의 위해성 역시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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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천성적으로 도박을 좋아한다.도박이 생활화돼 있다고 해도 그다지 틀리지 않는다. 어느 정도인지는 지난 6월 초순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보도한 황당한 사건 하나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상하이(上海)의 한 여성이 도박에 완전히 빠져버린 남편을 말리다 지쳐 홧김에 도박 현장의 판돈인 코인을 대책 없이 삼켜버린 것이다. 다행히 이 여성은 주변의 빠른 응급 조치로 겨우 목숨을 건졌으나 남편은 여전히 도박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마누라까지 말도 안되는 헐값에 팔아버렸다거나 도박 빚을 서로 주고받다 거의 매일마다 주인과 종업원이 계속 맞바뀐 어느 중국 음식점의 전설적인 일화 못지 않은 황당한 경우가 아닌가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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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도박 사이트 화면. 사이버 머니가 현금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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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행해지는 도박의 종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합법적으로 영업을 하는 류허차이(六合彩)같은 복권 도박들을 제외하더라도 그렇다. 이중 가장 대중적인 것은 아무래도 마작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인은 네사람만 모이면 일단 좌판을 깔고 마작부터 한다는 우스개소리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고스톱처럼 거의 전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 도박이라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불법 카지노같은 사설 도박장에서 행해지는 도박은 더욱 간과해서 안될듯 하다. 중국에서 카지노등의 도박은 말할 것도 없이 불법 사업이다. 공식적으로는 단언컨대 단 한군데도 없다고 해야 옳다. 하지만 현실까지 꼭 그렇지는 않다. 최소한 수백여개 많게는 수만여개의 불법 카지노를 비롯한 도박 업소들이 전국 곳곳에 산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명소도 많다. 베이징(北京)의 미윈(密雲)과 화이러우(懷柔), 샤오탕산(小湯山)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원래 이곳은 10여년전만 해도 각종 위락 시설이 잘 갖춰진 유원지로 유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부 부유층이 많이 찾으면서 성격이 엉뚱하게 변질되기 시작했다. 각종 불법 도박 업소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것이다. 이는 공안 당국에서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대만, 홍콩과 바로 맞닿아 있는 푸젠(福建)성과 광둥(廣東)성의 주요 도시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내지(內地) 신흥 졸부들의 두둑한 지갑을 노리는 대만, 홍콩의 도박 사업자들과 현지의 토착 업자들이 맹활약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대만 자본의 천국으로 불리는 광둥성의 둥관(東莞)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박 사범들이 검거되는 도시로 급부상하고도 있다. "둥관은 도박의 덫에 걸렸다 하면 인생을 망치기 십상인 곳이다. 현지에 도착하면 끊임 없는 도박의 유혹이 알게 모르게 들어온다. 내 주위에도 적지 않은 사업 자금을 하루 아침에 날린 친지들이 있다"는 베이징의 대만 요식업자인 천젠밍(陳建銘)씨의 증언은 따라서 그냥 흘려들을 성질의 것이 아닌 듯 하다.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월드컵의 경기 결과 알아맞히기같은 각종 스포츠 도박은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점에서 각별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도박은 21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저명 축구 담당인 왕다자오(汪大昭)기자는 이에 대해 "원래 중국인들은 축구라는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는 이상하게도 축구를 아주 광적으로 즐기는 사람들로 변했다. 승패나 점수 알아맞히기 도박의 영향이 아니라고 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다른 스포츠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도박에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면서 순수해야 할 스포츠의 급속한 도박화에 대한 우려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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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도박중에는 귀뚜라미 싸움을 이용한 것도 있다. 도박장에서 싸우는 귀뚜라미 두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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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민족인만큼 기가 막힐 도박 역시 없지 않다. 동물과 곤충의 싸움을 이용한 도박이 이에 해당한다. 대강만 꼽아도 투견, 투계 도박등이 얼핏 뇌리에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인기가 있고 음성적인 것은 귀뚜라미 싸움을 이용한 도박이다. 도박꾼들 사이에서는 더우시솨이(鬪蟋蟀)라고 불린다. 청(淸)대의 귀족들간에 극성한 도박이라는 데에서 보듯 판돈의 규모가 장난이 아니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용맹한 귀뚜라미 한마리의 값이 웬만한 자동차 한대와 맞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인터넷을 이용한 도박은 최근 들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주로 젊은 층에서 유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000여개 이상의 불법 사이트가 영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돼 있다. 이 경우는 대만, 싱가포르, 미국을 비롯한 해외의 사이트까지 다수 침투해 단속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 공안 당국에 정체가 파악된 사이트만 해도 대만의 바오잉(寶盈), 신바오(新寶), 리보(立博), 후보(互博)등 400여개에 이른다. 서비스되는 도박 종류는 온라인의 속성상 무척이나 다양하다. 우선 카지노와 바카라가 가장 대중적으로 꼽힌다. 게임이 쉬워 참여하는 인구가 점점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오잉의 경우 회원만 1만여명을 헤아린다. 판돈도 적지 않아 가장 도박답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전언이다. 바오잉이 2005년 웬만한 포탈 사이트가 무색한 수준인 무려 20억위안(元.24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것은 크게 놀랄만한 일이 못되는 것이다. 이외에 오프라인 도박처럼 스포츠 경기의 결과와 점수, 환율이나 금융 상품의 시세 알아맞히기등의 도박 역시 젊은 층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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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上海)의 복권 판매 업소 전경. 합법이기는 하나 최근에는 가짜 복권이 등장, 불법 도박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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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유행하는 것으로 공안 당국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중국의 전체 도박 산업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대략 추산해볼 수는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합쳐 5000억위안(60조원) 정도는 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연히 공안 당국이 추산하는 것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사이버 도박의 매출액만 해도 6000억위안(72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오프라인까지 합할 경우 거의 2조위안(240조원)대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인 것이다.
도박 중독자들의 수는 더욱 심각하다. 마약 중독자보다 최소한 10배는 더 많은 1000만여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비관적 전망을 하는 사회학자들은 3000만명 전후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도 있다. 중국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마작을 비롯한 한가지 이상의 도박을 할 줄 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반드시 지나친 추산이라고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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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한 도박장에서 압수된 도박의 증거들. 매년 100만명 전후가 경찰에 단속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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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외면적으로 심각한 신체적 후유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폐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황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한탕주의의 만연과 국민들의 정신적 황폐화는 차치하고라도 관련 범죄를 양산한다는 사실이 우선 영 예사롭지가 않다. 공무원들이 도박 자금으로 횡령하는 공금이 매년 최소한 1000억위안(12조원)에 이른다는 현실이 대표적으로 꼽힐 수 있다. 여기에 해외에서 중국인들에 의해 사용되는 불법 자금이 1000억위안 전후의 천문학적 규모에 이른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중국에서 도박의 박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구호가 아닌가 여겨진다.
공안 당국 역시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지는 않다. 우선 거의 연중무휴이다시피 도박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매년 공안 당국에 체포되는 도박 사범이 100만여명 전후에 이르는 것은 무엇보다 이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마약 사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당연한 수순이 아닌가 보인다. 공무원일 경우 파면은 기본 처벌이다. 도박 자금 역시 전액 몰수된다. 사안이 심각할 때는 사형까지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고 예방 차원의 조치들이 전혀 취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국 31개 성시(省市)에 기본적으로 도박 중독 치료센터를 개설, 운영한다는 원칙을 최근 확정한 사실은 당국의 이 의지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온라인 사이트에 대한 지속적 검열과 제재등의 조치들 역시 도박 창궐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공안 당국의 의지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현실은 매춘과 마약의 근절이 쉽지 않듯 만만치가 않다. 최근에는 아예 합법적 복권 사업인 류허차이를 모방한 가짜 복권까지 등장하고 있을 정도이다. 한마디로 돈이 있을만한 곳에는 사회악이 가장 먼저 기생한다는 논리가 도박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이 그토록 염원했다는 청정한 사회주의 시장경제국가는 아무래도 말처럼 그렇게 쉽게 이룰 수 있는 유토피아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