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까지만 해도 역대 중국 당정군 최고 지도부에게는 익숙한 회의가 하나 있었다. 그게 다름 아닌 매년 여름마다 허베이(河北)성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린 당정군 최고 지도자들의 휴양을 겸한 정기 회의. 회의가 있을 때마다 당과 국가의 주요 정책 및 현안들이 집중적으로 토의돼 서방 세계 국가의 관심까지 이끌어내고는 했던 회의였다.
| |
 |
|
|
| 베이다이허에 자리잡은 최고인민법원의 휴양소 전경. 한때 당정 최고 지도자들의 휴양을 겸한 회의가 열린 곳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
|
통칭 베이다이허회의로 불린 이 회의는 그러나 지난 2003년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겸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는 현 당정 최고 지도부가 등장하면서 바로 폐지됐다. 회의가 비효율적인데다 굳이 비밀스럽게 베이징(北京)을 벗어나 최고 지도자들의 모임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는 내부의 비판 여론이 비등한 것이 폐지 이유였다.
그런 베이다이허회의가 올해부터 재개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조심스럽게 퍼지고 있다. 심지어 홍콩을 비롯한 일부 외신은 적어도 올해의 경우는 개최가 확실시된다는 요지의 보도를 하고 있다. 소문이 도는 데에는 나름의 그럴듯한 근거가 있다. 무엇보다 내년 가을쯤 열릴 17차 전국대표대회(17全大)에 대비한 당정군 인사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올해 2.4분기의 경제 성장률이 11.3%에 이른 현실과 하반기 성장률이 9.5%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보인다. 당정 최고 지도부에서 경기 과열을 식힐 긴급 회의를 개최해야 하고 그럴 경우 베이다이허회의의 재개가 필연적이지 않느냐는 분석인 것이다. 이는 조만간 중국 경제 당국이 경기 과열에 제동을 걸 특단의 대책들을 확정,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에 비춰볼때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해보면 가능성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서 눈을 부릅뜨고 주목할만큼 그렇게 높은 것 같지는 않다. 소수이기는 하나 홍콩의 일부 신문들이 회의 재개설은 다소 과장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소 후퇴하는 사실만 봐도 그렇지 않나 보인다.
베이다이허회의의 재개설과 관련한 진실은 조만간 밝혀질 수 밖에 없다. 만약에 열린다면 7월 말 이전에 소집돼야 하므로 그 이전에 사실이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베이다이허회의의 재개 여부와는 관계 없이 회의 재개와 관련한 소문이 계속 퍼지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 중국이 직면한 경기 과열 수준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현실만큼은 확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