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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필수 재혼은 선택, 늘어나는 이혼
북경시간: 2006-11-11 16:07:01 
 

   
중국 선남선녀의 결혼식. 성대한 결혼식이 이혼 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현실을 의심케 만든다
   사회주의 이념이 모든 것에 우선한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이혼은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당이나 정부가 허가하지 않으면 법률적으로 남남이 된다는 것은 연애를 통해 결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개혁, 개방 정책이 본격 추진되기 직전인 77년 중국의 이혼율이 기록적 수준이라 해도 좋을 0.1%에 지나지 않았던 것은 무엇보다 이런 사실을 잘 말해준다.

   그러나 상전벽해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이혼과 관련한 현실이 지금은 거의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했다는 성급한 결론을 내려도 좋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실제로도 상황은 엄청나게 놀랍기만 하다. 항간에 이혼은 필수, 재혼은 선택이라는 황당한 농담까지 유행하고 있으나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하는 이들은 대단히 드물다.

   아무래도 민정부의 최근 발표가 심각한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줄 것 같다. 작년 한해에만 무려 178만5000쌍이 이혼한 것으로 확인해주고 있다. 평균 이혼율은 2.73%에 이르렀다.   

   3% 미만의 이혼율은 얼마 안된다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혼  대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평균 이혼율이 수년전만 해도 3%를 넘지 않은 현실을 상기해보면 분위기는 상당히 달라진다. 수년내에 한국 정도는 가볍게 추월하는 세계적 이혼 대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전체 결혼 건수 대비 이혼 건수를 의미하는 평균 이혼율 역시 예사롭지 않다. 작년의 경우 823만1000쌍이 결혼했으므로 21%를 훌쩍 넘는다. 40%를 넘나드는 미국과 한국에 조만간 근접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2010년경 3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은 아예 그 이전에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어느 지방 연구소의 행사 전경. 원로 연구원들이 부인과 함께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앞으로 보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있다
   증가율은 더 경악스럽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77년에 비할 경우 무려 27.3배나 늘어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0.7%에 이르렀던 80년과 비교하면 그나마 좀 낫다. 4배를 약간 넘겼다.

   이혼이 느는 것은 여러 정황을 살펴볼 경우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개정된 법률이 가장 먼저 이유로 꼽혀야 할 것 같다. 부부간의 애정이 깨지는 감정파열조차 이혼 사유로 인정하기 시작한 80년도의 새 결혼법이 이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80년의 이혼율은 77년에 비해 무려 7배나 늘어나게 됐다.

   2003년 제정된 혼인등기조례는 보다 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도 좋다. 관리라는 단어가 삭제돼 결혼과 이혼을 할때 정부나 직장의 비준등이 전혀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사람의 감정도 무시해서는 곤란할듯 하다. 과거처럼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계속 이어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젊은 부부들간에 갈수록 농후해진다는 분석이 아닌가 보인다. "과거 중국의 부부들은 애정보다는 사상이나 사회적 지위등이 더 중요했다. 이 조건들이 결혼의 전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원 출신 기업가들인 홍색자본가가 일반 당원보다 더 높이 평가되는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사상이나 사회적 지위등이 애정보다 훨씬 더 중요도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내 주위에도 그런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청산하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 같다"는 베이징(北京)의 부동산 회사 중팡(中房)그룹 싱신화(刑新華)사장의 술회는 바로 이런 요즘의 현실을 잘 대변하지 않나 싶다.

   
이혼을 허가한다는 이혼증. 요즘 들어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증명서가 됐다
   꾸준한 여권의 신장 역시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이 경우는 베이징 유수의 기업으로 유명한 베이천(北辰)그룹 쑤이란(隋嵐)이사의 설명이 귀에 확 들어온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여권이 강하기는 했으나 10여년전까지만 해도 가정의 주도권을 완전하게 틀어쥘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당시까지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편에게 외면적으로 순종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여권의 신장이 눈에 두드러지는 요즘 이런 여성들은 아주 드물다. 이같은 상황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여성들에 의한 적극적인 이혼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전체의 70% 전후에 이르는 이혼이 여성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으나 향후 80% 이상에까지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결코 과장만은 아닌 듯 하다.

   미국이나 유럽등의 서방 국가가 안고 있는 고질적 이유도 없지 않다. 바로 혼외정사이다. 주로 남성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요즘에는 여성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머우진중(茅津中)씨는 "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혼외정사는 외면적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개혁, 개방은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처음에는 주로 중국을 드나들면서 사업을 하던 대만과 홍콩, 한국 사람들이 물을 흐리게 했다. 현지처를 두는등의 일탈을 자행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혼외 정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혼이 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닌가 여겨진다"면서 현실을 한탄했다.

   
이혼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혼구락부의 표어.환하게 웃는 여성의 모습에서 오늘날 중국이 처한 이혼의 현실이 그대로 엿보인다
   이혼의 유행은 새로운 사회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혼클럽의 등장이 대표적으로 꼽혀야 할 것 같다. 비교적 자유분방한 도시들인 상하이(上海)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등에서 유행하다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혼한 경험과 그에 따른 상처를 서로 공유하면서 새 출발을 다지는 모임이다. 모임을 통해 다시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어 긍정적 측면이 있다.

   문학이나 TV 드라마, 영화의 빈번한 주요 소재가 되는 것은 안타깝지만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주변부 소재로는 더욱 빈번하게 등장, 이혼 권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일부 식자층의 한탄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혼은 재혼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한 남성이 재혼 상대를 구하는 프랭카드형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이혼은 자연스럽게 재혼과 연결된다. 재미는 이혼남들이 더 많이 보고 있다. 이혼하더라도 재혼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드물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70% 가까운 이혼남들이 재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성들의 재혼율은 50%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들도 재혼에 적극 나서 총각들과 인연을 맺는 성공 사례까지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만간 남성들의 재혼율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재혼의 파경이 초혼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 아닌가 보인다. 초혼의 이혼보다 통상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혼, 사혼까지 하는 엽기적인 경우 역시 드물지만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한번 이혼한 사람은 계속 이혼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요즘에는 결혼을 매년 연례 행사처럼 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이런 사람들 탓에 고심 끝에 이혼한 우리같은 사람들마저 욕을 먹고 있다"는 남성 이혼 경력자 P모씨의 푸념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하루에도 5000쌍 가까이 이혼하는 현실이 마냥 즐거운 이들도 있다. 요즘 한참 뜨고 있는 변호사들이다. 일부는 아예 이혼 전문으로 나서고 있을 정도이다. "이혼 전문 변호사는 한때 능력 없는 초년병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혼만 전문으로 맡으려는 능력 있는 변호사들이 적지 않다. 재력이 튼튼한 부부간의 이혼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할 경우 몇년을 일해야 벌어들일 수입을 단 한건에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돈만 생각한다면 솔직히 이혼 전문 변호사로 뛰어들 생각이 전혀 없지도 않다"는 변호사 C모씨의 충격적 술회는 그래서 별로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상하이의 한 이혼구락부를 찾은 여성. 이혼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할뿐 아니라 새 상대를 찾기도 한다
   중국 정부 당국에서는 당연히 갈수록 뜨거워질 이혼의 열병을 막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혼 수속을 어렵게 한다든가 간통죄의 부활을 모색하는 것은 이런 대표적인 노력에 속한다. 또 이혼을 막기 위한 국가적 캠페인을 벌이려는 계획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그러나 향후 전망은 상당히 어둡다. 현재 2.73%에 불과한 이혼율은 수년내에 3%를 넘어 5%에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이혼 대국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매년 이혼하는 부부가 300만쌍이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결론이 가능하다. 이혼 대국 중국의 부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단언해도 좋을 듯 하다.

(홍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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