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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대학 입시에서 베이징 문과 수석을 차지한 허쉬안. 내로라하는 중국 대학을 마다한채 홍콩과기대학을 선택, 충격을 주고 있다 |
활기에 넘쳐야 할 중국의 대학가가 요즘 당최 우울하기만 하다. 화불단행(禍不單行.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이라는 속담이 있듯 이전에는 별로 생각치도 못한 악재들이 그야말로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상태로 가다가는 언제 웃을 날이 올지 기약하기조차 어렵다. 악재들이 조만간에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악재의 내용들을 보면 그럴 수 밖에 없기도 한 것 같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악재는 전국의 우수 인재들이 베이징(北京), 칭화(淸華)대등의 자국 명문대는 외면한채 홍콩으로 대거 몰린 현상이 아닌가 싶다. 설마 하는 혹자들은 최근 대부분 결정난 입학 사정에서 홍콩의 대학들이 중국 내지의 우수 인재들을 거의 저인망식으로 훑어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8개에 불과한 대학들이 무려 1300여명에 이르는 인재들을 스카웃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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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지역 이과 수석 양후이신. 역시 홍콩과학기술대학을 선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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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나름대로 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전체 지원자 3만여명중에서 선택된만큼 진짜 인재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여기에 홍콩과학기술대학이 지난달 치러진 대학 입학 예비 시험인 이른바 가오카오(高考)에서 베이징 지역 문과, 이과 수석을 차지한 허쉬안(何旋)과 양후이신(楊蕙心)등 각 지역 수석 합격생 5명을 싹쓸이했다는 사실에까지 이르면 상황은 더욱 경악스러워진다. 홍콩과학기술대학등과는 달리 중국 대학의 경우 올해는 그야말로 쭉정이 농사를 지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우수 학생들이 중국의 대학을 마다하고 홍콩과기대학등의 홍콩 대학에 대거 입학한 것은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의 장학금과 깊은 관계가 있다. 우수 학생의 경우 1년에 최고 5만5000달러 지급을 보장받는 상황에서 굳이 중국 내지 대학을 고집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대학 재학중에 성적이 좋을 경우 교수로 키워주는등 평생을 보장해주는 홍콩 대학들의 파격적 조건 역시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중국 내지 대학과는 우수 학생 대우에 대한 조건이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는 말이 별로 과하지 않은 것 같다.
그다지 밝다고 하기 어려운 올 취업 전망은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 아닌가 여겨진다. 우수 인재들을 홍콩에 빼앗기는 것도 억울한데 졸업생들의 취직까지 암담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취업 전문가들에 의하면 올해 중국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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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과학기술대학 캠퍼스 전경. 중국 내지의 우수 학생들을 싹쓸이식으로 영입, 학교의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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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가의 악재들은 이외에도 많다. 최근 연이어 터지고 있는 교수와 학생들의 자살 사건, 교수들의 수준이 함량 미달이라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 잊힐만 하면 터지는 교수들의 논문 및 실험 조작 등 그야말로 손으로 일일이 꼽기조차 어렵다. 중국의 대학들도 이제는 개혁, 개방의 전면에 적극 나서 경쟁력 강화 및 체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요즘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닌 듯 하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