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 천진 | 하북 | 요녕 | 길림 | 흑룡강 | 상해 | 강소 | 절강 | 산동 | 광동 | 해남 | 중경 | 홍콩 | 마카오 | 대만 | 중국기타 | 한국 | 국제 | ... 
애니차이나 > 중국자료란 > 칼럼  
부끄러울 것 없는 노출과 화장실 문화
북경시간: 2006-11-13 15:25:46 
 
   중국인들은 대체로 남의 눈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체면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정말 그렇다는 사실은 대륙 곳곳의 거리를 걸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옷차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나 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앉아 끼니를 해결하는 것등을 당연하게 여기는 자세등은 진짜 내 멋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이 행태등도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같은 대도시의 대로에서조차 윗옷을 훌훌 벗어던지는 과감한 노출이 화제로 거론될 경우 완전히 머쓱해진다. 중국인들이 어느 정도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지가 분명하게 확인되는 것이다.

   중국을 잘 모르는 혹자들은 설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중국인들이 외부의 따가운 시선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 해도 그렇지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아닌가 보인다. 이런 이들에게는 최근 평생 보기 어려운 기가 막힌 광경을 목도했다고 토로하는 재일교포 조(趙)모씨의 경험담이 아마 좋은 설명이 될 듯 하다. "중국인들이 더운 여름날 대로에서 웃통을 벗어던지는 모습은 중국의 전역을 두루 다니면서 지겹도록 목도해 사실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얼마전 베이징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 본 광경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만큼 충격적이었다. 바로 옆에서 조금 전까지 잘 나가던 자동차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정차했는데 곧바로 윗옷을 벗은 운전자가 태연한 표정으로 내리는 것이 아닌가. 기가 막혔으나 사실 그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는 바지 대신 거의 망사같은 파자마를 입고 있었다"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조모씨의 경험같은 것은 솔직히 중국에 단 몇개월이라도 머물러본 외국인에게는 결코 낯선 광경이 아니다. 통칭 후퉁(胡同)으로 불리는 베이징의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늘상 목격이 가능하다. 벌건 대낮에 부채를 든채 한가롭게 거니는 윗옷 벗어제친 중년 이상 남성들이 지천으로 보이는 것이다. 후퉁이 볼만하다는 주변의 말만 믿고 무작정 현장을 찾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에 혼비백산했다는 어느 외국 여성 단체 관광객들의 에피소드는 이 현실에 비춰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한여름철의 공사장등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은 아예 한 술 더 뜬다. 찌는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윗옷을 과감하게 벗어버리는 노동자들의 행태가 거의 다반사에 가깝다. 옷을 벗지 않는 노동자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미국의 문학 작품들이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미 대륙 곳곳에서 육체노동에 종사한 중국인 노동자 쿨리(苦力)들을 묘사할때 종종 윗옷을 벗은 동양인으로 그리는 것은 결코 괜한게 아니지 않나 싶다.

   학교라고 자연스러운 노출 습관에서 자유로울 까닭이 없다. 매년 여름만 되면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에서 웃통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학생들을 대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나마 강의실은 좀 낫다. 그렇다고 예의가 깍듯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교수들까지 반바지에 런닝만 걸치는 극단적인 경우가 있으니까 오십보 백보가 아닌가 여겨진다.

   노출 문화와 관련해서는 가장 문명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경제 수도 상하이의 상황 역시 크게 자랑스럽지는 못하다. 파자마를 입고 동네 주변을 돌아다니는 남성들이 곳곳에서 목도되는 것이 현실이다. 거의 유행이 되고 있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으나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더욱 충격적인 케이스도 있다.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윗옷을 벗은채 고속도로 갓길같은 곳에서 잠을 자는 황당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가끔 비참한 사고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목숨을 건 노출과 피서 문화가 아닌가 여겨진다. 잘 알려진 명소도 있다. 시내에서 서우두(首都)공항을 연결하는 베이징의 지창(機場)고속도로는 이중 한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더위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할 때는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떼를 지어 잠을 자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광경까지 연출되기도 한다.

   여성들 역시 노출 본능에서는 남성들에 크게 뒤질 까닭이 없다. 신체적인 특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남성들보다는 덜하나 외부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하얀 잠옷을 마치 드레스처럼 입고 집 주변을 누비는 여성들이 종종 눈에 띄는 것이 아직까지는 전국적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개개인의 빈부와 문화 수준과도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노출에 대해 부담을 가지지 않는 생활 습성은 화장실 문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자연 현상을 뭐 굳이 숨길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과 어우러져 종종 화장실의 극단적인 개방 성향과 직결된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물론 최근에는 중국에도 철저하게 요새화된 그럴듯한 화장실이 많이 등장하고는 있다. 고급 호텔이나 유명 대형 식당의 화장실 정도는 거의 이 수준에 이르렀다고 단언할 수 있다.

   하지만 대도시의 변두리, 중소도시등에까지 이르면 상황은 달라진다. 폐쇄보다는 개방을 지향하는 화장실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 현실은 통상 경제 수준이 낮은 지역으로 갈수록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최근 만리장성과 병마용(兵馬俑)등의 유적 답사를 위해 베이징과 싼시(陝西)성 시안(西安)을 둘러본 바 있는 한국 모 고교의 역사 담당 정(鄭)모 여교사의 술회가 좋은 참고가 될 듯 하다. "용변 보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솔직히 무척 꺼림직스럽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화장실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체로 폐쇄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도 과거에는 그랬다. 아무리 어렵게 살더라도 화장실을 가리는 것은 기본 예의였다. 그러나 중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베이징 외곽에만 나가도 문이 안 달린 개방된 화장실이 지천이었다. 시안같은 곳은 아예 대부분 그랬다. 한번은 식당 화장실인가를 갔는데 웬 여성이 문을 열어놓고 보란듯이 일을 보고 있었다. 하도 민망해 문을 슬쩍 닫아줬더니 화를 버럭 내면서 다시 문을 활짝 열어제치는 것이었다. 아마도 열린 공간에서 일을 보는 것이 버릇이 돼서 그런 듯 했다"  극단적이기는 하나 개방형 화장실에 오래전부터 적응된 중국인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더 기가 막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현재 한 경제 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인 전직 언론인 K모씨의 술회가 이에 관해서는 좋은 설명이 될 듯 하다. 서부대개발의 현장으로 유명한 간쑤(甘肅)성등 대륙의 대표적 벽지를 둘러보고 온뒤 최근 베이징 지인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중국을 자주 다녀봤으나 최근처럼 화장실로 고생을 해본 적이 없다. 개방형인 것은 그나마 참을만 했다. 하지만 일렬로 죽 늘어선 화장실을 여성들이 지나가다 힐끗 힐끗하면서 쳐다보는 것은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말로만 남녀 구별이 있었지 전혀 그렇지 않은 화장실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남자니까 그나마 견뎠지 아마 여자였다면 졸도라도 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 주변을 웃긴 것이다.

   이처럼 남을 의식하지 않을뿐 아니라 부끄러운줄 모르는 중국인들의 노출과 화장실 문화가 어디에서 연유됐는지에 대한 답은 정확하게 내리기 힘들다. 그러나 대략 유추해볼 수는 있다.

   무엇보다 합리적이고 실리적인 국민성이 큰 관계가 있다고 해도 좋다. 나 좋으면 그만이지 외관이나 체면치레가 뭐 그리 중요하냐는 생각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곳간이 차야 염치를 안다는 속담도 들먹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즉 아직 경제적 수준이 외관과 체면을 생각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아니라고 하기 어렵다. 1인당 GDP가 아직은 세계적 빈국 수준에 해당하는 2000달러에도 채 이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008년의 베이징 올림픽이나 2010년의 상하이 엑스포를 제대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미지 개선 작업이 필요해 현 상황을 그냥 방치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노력도 기울여지고 있다. 윗옷 벗어제치는 관습을 백색 오염으로 규정하면서 척결에 팔을 걷어붙이려는 의지를 보이는등의 자세가 일단은 예사롭지 않다. 또 한국을 벤치 마킹, 화장실 개선 운동에 적극 나서는 것 역시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같은 노력만 놓고 본다면 외국인들이 중국인들의 노출 습성과 개방형 화장실에 놀라지 않을 때가 조만간 올 것이라는 기대만큼은 가져도 좋을 듯 하다.

(홍순도)

 
 
저작권자:애니차이나(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의견달기(200자 이내)
 
최신 칼럼
 김동길 교수에게 고함 [2009-06-25 22:29:31]
 지식인이라면 "사후제갈량(事後諸葛亮)"이 되지 말아야! [2009-06-25 19:25:07]
 "이기면 '왕'이요, 지면 '도적'이다"가 주는 교훈 [2009-06-23 17:53:11]
 "사학(死學)" 아닌 "사학(史學)"이 되길! [2009-06-19 15:55:24]
 찬바람 부는 中 한인타운 부동산 시장  [2009-04-26 19:38:06]
 
  가장 많이 본 기사
1 . 13억 거대 중국사회를 바꾸는 '인터넷의 힘'
2 . 실제 발음과 큰 차이...중국어 한글 표기법 ...
3 . 중국에서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만성자살과 같다...
4 . 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대륙에 심는 한국 축산...
5 . 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미용도 한류바람
6 . 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뿌리 내리는 한국요리
7 . 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식품도 한류열풍
8 . 중국 10대 빈민(中国十大贫民)
9 . 한국고추 쟁탈전
10 . 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대북무역 교두보 '단동...
 최신 포토포커스
중, 출근 시내...
양현(洋县) "...
중, 자갈 가득...
중, 성형수술 ...
  최신 소식
1 . 김동길 교수에게 고함
2 . 지식인이라면 "사후제갈량(事後諸葛亮)"이 되지...
3 . "이기면 '왕'이요, 지면 '도적'이다"가 주...
4 . "사학(死學)" 아닌 "사학(史學)"이 되길!
5 . 찬바람 부는 中 한인타운 부동산 시장
6 . 금융위기로 위축된 中 대도시
7 . 허리띠 졸라매는 한국 유학생들
8 . 중국내 ‘반한’ 감정 원인은
9 . 中 명절 기차표 구매는 ‘하늘의 별 따기’
10 . 물건 빼돌리는 中 택배회사들
 
사이트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보호 | 보안안내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지적재산권 신고센터 | 불량정보 신고센터
저작권소유 | 책임의 한계 | 광고안내 | 제휴문의 | 고객센터
Copyright ©2005-2009 anychina.net All Rights Reserved.
京 ICP 备 05066464 号
 
스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