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여일동안이나 오염덩어리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중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일본 P&G의 고급 화장품 SK-II가 드디어 누명을 벗었다. 중국의 질검총국이 23일 오염 화장품으로 낙인찍힌 9개 제품의 크롬과 네오디늄 함량이 건강에는 무해하다고 최종 판정한 것. 이에 따라 SK-II의 화장품들은 다시 유통되는 기회를 잡게 됐으나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질검총국의 발표에 따르면 SK-II 화장품의 크롬과 네오디늄은 확실하게 검출된 것이 사실이다. 원료에서 미량이 함유된채로 제품으로 그대로 녹아 들어갔다는 것이다. 질검총국의 검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질검총국은 이들 물질의 함유량이 낮은데다 인체에 해를 미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결정도 동시에 내렸다. 뒤늦게 면죄부를 줬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질검총국이 겨우 40여일만에 SK-II를 옥죄던 족쇄를 풀어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해도 좋다. 그러나 SK-II가 입은 횡액이 지난 5월부터 일본이 중국 농산물에 대한 검역 기준을 강화한 데에 따른 보복 성격이 짙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중국과 일본이 막후에서 모종의 타협을 이뤄냈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틀린 판단은 아닌 것 같다. 최근 들어 이심전심인지 일본 검역 당국의 중국 농산물에 대한 검역이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베이징(北京)의 한 농산물 무역업자는 "이번 SK-II 화장품의 파문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일본 검역 당국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던만큼 일본의 누군가가 희생양이 돼야 했다. 중국 검역 당국은 분명히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면서 질검총국의 SK-II에 대한 조사와 발표가 일부 순수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최종 발표로 졸지에 횡액을 당한 P&G는 피해를 쉽게 만회할 것 같지 않다. 우선 매장을 이미 철수한만큼 다시 판매에 나서려면 일정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고급 화장품이라는 이미지가 입은 피해는 그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은 괜히 있는게 아닌 듯 하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