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가장 핵심 부품인 엔진은 자체적으로 개발한지가 겨우 몇년에 불과하고 디자인은 선진국에 비해 십년 이상 뒤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그런 중국 자동차 업계가 최근 획기적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큰 일을 해냈다. 자동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을 해외에 사상 처음 수출하는 쾌거를 일궈낸 것. 주인공은 자동차 업계의 중견 기업인 치루이(奇瑞)이다. 최근 자체 개발한 1600cc와 1800cc 엔진 10만대를 이탈리아의 피아트에 공급하는 계약의 체결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솔직히 중국의 자동차 엔진이 해외에 수출되는 것은 중국으로서는 불과 얼마전만 해도 상상 못한 꿈같은 일이라 해도 좋다. 더구나 수출 상대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대기업이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 이번 수출을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에 빚대 평가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치루이가 피아트에 엔진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움직이기 어려운 사실이다. 이는 치루이의 기술력을 피아트가 확실하게 인정했다는 얘기가 된다. 앞으로는 다른 유럽 국가나 미국등에도 수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쾌거는 당연히 치루이의 성가를 중국 내외에서 대거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벌써 그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피아트가 치루이의 완성차까지 수입, 판매할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계획이 구체화될 것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물론 치루이의 쾌거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싸구려 엔진을 공급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는 주장이 그것이다. 심지어 일부 인사들은 이같은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치루이가 피아트같은 세계적 자동차 기업들의 하청 기업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관측하고도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아직 세계 수준과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이번 쾌거는 아무래도 나름의 상당한 평가는 해줘야 할 것 같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