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대만의 시장 선거에서 야당인 국민당과 민주진보당이 한자리씩 사이 좋게 나눠가졌다. 야당 국민당은 하오룽빈(郝龍斌.54)을 내세워 수도 타이베이(臺北), 여당 민주진보당은 여성 후보 천쥐(陳菊.56)를 내세워 전통적 텃밭인 가오슝(高雄)에서 승리를 거둔 것. 이로써 양당은 1승1패를 기록, 나름의 체면치레는 하게 됐으나 내후년으로 다가온 대선에서는 국민당이 훨씬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 |
 |
|
| |
| 타이베이시장 당선자 하오룽빈. 내후년 총통 당선이 유력한 마잉주 다음의 차기를 노려봄직 하다 |
| |
타이베이가 유권자 수에서 두배 이상 많은데다 1000여표 차이에 불과한 가우슝에 비해 당선자와 낙선자간의 표 차이가 무려 15만여표나 났기 때문이다. 내후년 총통 선거에 국민당의 총통 후보로 유력한 마잉주(馬英九.56)가 타이베이 시장 선거 승리후 유독 환호작약한 것은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사실상 차기 총통 선거 전초전인 이번 선거에서 라이벌인 민주진보당의 셰창팅(謝長廷.60)후보를 물리친 하오 타이베이 시장 당선자는 원래 학자 출신. 대만대학을 졸업한후 미국 유학까지 다녀와 40대 초반인 1995년까지 모교에서 식품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러나 그는 부친인 하오보춘(郝柏村)이 행정원장을 지낸 국민당 원로 정치인이라는 운명을 거스르지 못했다. 정치에 투신한후 입법위원을 거쳐 2001년 3월에는 천수이볜(陳水扁)정부 하에서 환경국장까지 지냈다. 타이베이 시장 직무를 별 무리 없이 수행할 경우 전임자인 천총통과 차기 국민당 총통 주자 마잉주등처럼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좋은 집안 출신에 좋은 학벌을 발판으로 엘리트 코스를 질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아닌가 보인다.
| |
 |
|
| |
| 천쥐(사진 왼쪽 여성) 가오슝 시장 당선자가 최근 유세에서 주민들과 접촉하고 있다. 여성으로는 드물게 시장으로 당선됐다 |
| |
이에 반해 국민당의 황쥔잉(黃俊英)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물리친 천쥐 가오슝 시장 당선자는 잡초같은 정치인으로 꼽힌다. 국민당 독재 시절 민주진보당의 핵심 정치인들이 모두 연루된 메이리다오(美麗島)사건으로 투옥되는 횡액을 겪기도 했다. 타이베이시와 가오슝시의 사회국 국장을 역임한 사회보장정책 전문가로 유명하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