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베이(河北)성의 종합적 경쟁력은 기가 막힌 입지 조건이나 풍부한 자연 자원에 비춰볼 때 100% 만족스럽다고 하기 어렵다. 지금보다는 다소 나은 모습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특히 바로 이거다 하고 자신 있게 내세울 기업이나 산업 브랜드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자연스럽게 허베이성이 향후 지향해야 할 방향이 나온다. 경제의 덩치를 더 키워야 하는 것이다.
허베이성에는 전국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업체가 달랑 두 개밖에 없다. 10개 업체가 랭크된 광둥(廣東)과는 한참 차이가 나고 4개가 있는 대륙 동북부의 변두리인 헤이룽장(黑龍江)성보다도 못하다.
그나마 체면을 차릴 수 있도록 해 주는 주인공은 탕산(唐山)의 탕산강철과 한단(邯郸)의 한단강철이다. 매출액 기준의 기업 규모가 13위와 58위에 랭크돼 있다. 올해는 700억 위안(8조400억 원)과 310억 위안(3조7200억 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업원은 8만 명과 3만6000명을 헤아린다.
그렇다고 이들 기업의 경쟁력이 막강한 것도 아니다. 단순하게 1인당 연 매출액만 따져봐도 상하이의 동종업계 선두주자인 바오산(寶山)강철에 한참 못 미친다. 두 업체가 100만 위안(1억20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매출액을 올리는데 반해 바오산은 무려 200만 위안(2억4000만 원)대를 자랑하는 것이다. 기업 경쟁력의 지표인 종업원들의 생산성이 고작 절반에 불과하다.
철강 산업 외에는 이렇다할 경쟁력 강한 산업이 눈에 두드러지지 않는 것도 약점이다. "허베이성은 베이징이나 톈진을 지척에 두고 있다는 지리적인 장점을 산업의 진흥으로 전혀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정보통신이나 소프트웨어 산업은 충분히 양 지역의 영향을 받아 발달해야 하나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허베이대학 공상관리학과 가오수쥔(高樹軍)교수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 자본의 투자 규모가 평균적으로 너무 적은 것도 허베이성의 경제 규모를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이와 관련 에너지 기업인 스자좡(石家莊) 진넝(金能)그룹 장핑(張平)이사의 설명이 정곡을 찌르는 것 같다.
"허베이성 전체에 투자되는 외자는 결코 적다고 하기 어렵다. 매년 평균 2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온다. 그러나 규모에서는 문제가 많다. 총 1000만 달러 이상의 투자가 전체 투자건수의 10%를 겨우 넘는다. 500만 달러 이하의 투자 건수도 20%를 헤아린다. 앞으로는 전체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규모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면서 현실을 솔직히 인정했다.
허베이성 당국은 경제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종업계간 통폐합 노력이 대표적이다. 수년 내에 성과가 나올 경우 최소한 2개 정도의 전국 순위 100위권 기업이 더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500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은 아예 필사적이기까지 하다. 궈겅마오(郭庚茂) 성장을 비롯한 정부 지도자들이 베이징으로 종종 출장을 가서 500대 기업들의 관계자들을 만난다. 아무래도 규모가 큰 기업들이 큰 투자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스자좡을 비롯한 각 지방에 진출해 있는 세계 500대 기업은 13개에 이른다. 허베이성의 위상이나 잠재력에 비해서는 다소 적다. 하지만 정부 지도자들의 노력이 효과를 볼 경우 20개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국유 기업 유치와 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종합적 경쟁력을 2010년 이내에 최소한 저장(浙江), 장쑤(江蘇)성 등의 수준에 이르게 하겠다는 허베이성 경제 당국의 계획이 막연한 야심만은 아니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