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에서 보니]'샌드위치 한국' 남북경협에서 활로 찾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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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19세기 이래 주변 강대국들의 영향을 받아 제국주의 침략과 냉전 시기를 거쳤고 그 영향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주변 강대국 중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간에 걸친 경이적인 경제 발전 성과를 바탕으로 정치·외교·군사 방면에서 급성장해 미국 등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 발전한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저렴한 노동력과 외자 유치를 효율적으로 결합해 경쟁력을 키워온 데 있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만5000여개에 달한다. 그 중 적지 않은 기업이 시장 잠재력과 저렴한 노동력, 인프라 구축 등을 중국 진출의 이유로 꼽고 있다. 맹렬히 추격하는 중국과 경제대국 일본 사이에서 한국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러한 ‘샌드위치 위기’에서 남북한이 민족 공동체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당장에는 남북 통일이 비현실적인 문제라고 볼 때, 남북 경협은 통일을 위한 절대적인 시대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남북 경협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등 손꼽을 정도이고, 지난해 남북한 간 교역액은 약 13억5000만달러로 북중 간 교역액(17억달러)에도 못 미친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동북3성의 진흥을 추진하고 있고, 우리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동북공정, 백두산공정 등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북핵 6자회담에서 보았듯이 중국은 지렛대 역할을 하면서 북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 분야에서 영향력을 강화한다면 북한이 ‘동북4성’으로 전락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북한이 중국에 예속되는 것은 한민족 전체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중국에는 “급한 사람은 도와줘도 가난한 사람은 도와주지 않는다(救急不救窮)”는 말이 있다. 가난은 도와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은 매년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원조를 하고 있다. 이번 2·13 북핵 합의에 따른 한국의 대북 원조는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에 커다란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달리 북한은 인프라 등 여러가지 면에서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소홀히 하면 북한은 중국과 더욱 가까워지고, 이는 결국 한반도 통일에 장애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위험성을 줄이면서 민족 공생과 통일을 향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남북 경제교류 확대 방안으로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 이용을 적극 고려해볼 시기라고 본다.
많은 국내 기업이 인건비와 인력 확보 문제로 고민하고 있고, 이 때문에 세계 각국 노동자들이 입국해 취업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는 언어 문제가 있지만, 북한의 노동력을 이용하면 이 문제가 바로 해결된다. 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원조가 아니라, 북한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고 그들이 우리와 함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면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민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지 않을까.
북한이 한국에서 번 돈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 남북 경협을 더욱 강화하면, 한국이 ‘샌드위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통일과 민족 번영을 이루는 첩경이 될 수 있다.
김부식 중국 베이징 거주·애니차이나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