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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상하이탄 <217회>:황징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북경시간: 2007-05-08 13:00:04 
 
밴 뒷쪽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립삼과 도국의 리벌버 발사 소리와 거의 동시에 문이 활짝 열리면서 경찰들이 잇따라 쓰러졌다. 도로 여기저기에서 경찰들의 고통에 겨운 비명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밴 후문에서 뛰어내린 선글래스 차림의 사나이 네명과 조립삼, 도국등이 마치 사전에 몇차례의 도상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신속하게 세대의 순찰 차량을 향해 돌진한 것이다. 그야말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순찰 차량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위기를 감지한듯 도주하기 위해 차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양린도로와 공항 고속도로쪽에서 하나같이 눈빛이 형형한 청년들을 가득 실은 무개(無蓋) 군용 트럭 두대씩이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한마디로 순찰 차량들은 올무에 걸린 들짐승처럼 꼼짝조차 하지 못하도록 포위됐다고 할 수 있었다. 

도저히 빠져나갈 길이 없다고 체념해서였을까, 차량 한대에서 꽉 다문 입술이 무척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누군가가 내렸다. 갈매기 모양의 계급 표시 옆에 감람나무 가지 문양이 두개 달려 있는 계급장의 경찰 정복을 입은 그는…황징젠이었다.
 "뭐야, 이 자식들! 검문 검색에 나선 경찰들에게 이렇게 해도 돼? 도대체 네 놈들 뭐하는 놈들이야?" 

황징젠의 목소리는 표정과는 달리 나름대로 권위가 있었다. 전혀 주눅들지 않은 톤으로 도대체 누구인지 모를 네명의 사나이와 조립삼, 도국등을 윽박질렀다. 여차하면 손을 허리춤의 권총으로 가져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었다. 

 "경찰? 황징젠 네 놈 외에 여기 어디에 제대로 된 경찰들이 누가 있다고 그래. 더구나 네 놈도 그동안 한 짓으로 보면 말이 경찰이지 조폭이나 다를 바 없고. 그래 안 그래? 부상당한 동생들을 내버려둔채 치사하게 혼자만 도망치려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나 싶은데" 

조립삼 일행중에 유일하게 선글래스를 착용하지 않은 도국이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냉소를 터뜨리는 태도 그 어디에서도 경찰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고 있었다. 도국의 전혀 주눅들지 않는 자신만만한 태도는 자연스레 황징젠의 위축을 가져왔다. 그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조폭이라고? 당신 도대체 누구야?"
 "나! 보밀국이라고 들어보셨겠지"
 "아 이자런이라네요, 그럼!" 

황징젠의 태도는 더욱 비굴해지고 있었다. 언제 조립삼과 도국등에게 다짜고짜 욕을 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였다. 같은 가족 아니냐는 말에서는 아부조의 분위기도 읽히고 있었다. 보밀국은 중국에서는 그래도 권력과 권위가 둘째 가라면 서러울 경찰조차 바짝 주눅들게 하는 진짜 권위의 상징인듯 했다.
 "이자런? 이 자식 봐라, 이거! 조폭 경찰 주제에 감히 우리 보밀국과 같이 놀려고 그래" 

도국의 뒤에서 잠자코 있던 웬 사나이가 선글래스를 벗으면서 황징젠에게 심한 욕을 퍼붓고 나섰다. 황징젠에 대한 경멸이 눈길에 가득 넘쳐나고 있었다.
 "아, 아…아펑!"
 "그래, 정신은 썩어도 눈은 아직 멀쩡하군. 확실히 자네 경찰학교 동기 맞아. 20대 초반에 일찌감치 보밀국의 명령을 받고 경찰학교에 입학한 장본인이지. 하기야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자네의 정보력으로는 내가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었겠지" 

사나이는 야윈춘 파출소의 부소장 모징두였다. 당황하는 황징젠을 비웃으면서 내뱉는 말로 미뤄보면 본인 말대로 경찰내에 침투해 활동해온 보밀국 비밀 요원인 것이 틀림 없어 보였다. 황징젠의 얼굴이 안쓰러울만큼 하얗게 변했다.

(홍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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