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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상하이탄 <221회>:황징젠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북경시간: 2007-05-08 13:05:47 
 
 "좋아, 썩어도 준치라더니 그래도 사나이는 사나이군. 결론은 팡징두의 설명대로지. 당신이 팡징두의 부인인 허징두로부터 빌라 계약자들의 명단을 넘겨받아 그들을 협박하자 강여사님은 고민하다가 황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돼 .당신은 당연히 금괴가 창장쓰룽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으려 나설 수 밖에 없었고. 더구나 금괴까지 강탈하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경우가 되지 않겠어. 블루 상하이를 자연스레 손에 넣는 데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엄청난 현금까지 확보하게 되니까. 물론 우리는 이와 관련한 정보를 사전에 모두 입수하고 당신의 습격을 대비했지. 황징젠 당신, 이제는 그만 이 위기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집착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 아까 당신은 허징두가 모든 정보를 흘렸느냐는 반문을 하면서 시인하는 태도마저 언뜻 보이기도 했잖아?"
 "아, 샤오빙!! 결국 네가 내 목에 올가미를…"

황징젠은 다소 장황한 재서의 설명이 드디어 끝나자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장혁과 문수화에게 확보한 정보와 강효로부터 들은 일련의 상황을 종합한 재서의 분석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시그널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이제 핏기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야, 황징젠! 남 탓을 하지 말라구. 이건 절대 샤오빙 탓이 아니야. 자네의 욕심이 너무 과했던 탓이지. 자네 꾀에 자네 스스로 빠진 것이기도 하고. 한마디로 자업자득이야"

재서 옆에 있던 방세오가 자포자기의 태도가 역력한 황징젠에게 재차 비수같은 몇마디를 건넸다. 그의 목소리는 조금 진정이 됐는지 많이 부드러워져 있었다. 황징젠에 대한 호칭도 다짜고짜의 욕에서 공식 직함으로 돌아가 있었다. 직급상으로는 그래도 한참 위인 상급자에게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였다.
그는 황징젠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이어 품속에서 A4 절반 크기의 무슨 종이를 꺼내 황징젠에게 보였다. 황징젠을 살인 교사, 무고 사주, 강도 모의 혐의로 체포한다는 영장이었다. 황징젠이 씩! 하고 미소를 지었다. 공허하기 이를데 없는 웃음이었다.

부드득! 황징젠의 상의에서 뭔가 뜯기는 소리가 들렸다. 방세오가 그의 어깨에 붙어 있는 계급장을 거세게 잡아뜯은 것이다. 그건 황징젠이 더 이상 현직 고위 경찰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바로 그때, 재서 옆에서 마치 모든 상황을 미리 다 예상한듯 묵묵하게 현장을 바라보던 석방장이 황징젠을 향해 쏜살같이 몸을 날렸다. 두사람은 그대로 도로에 나뒹굴었다. 황징젠은 넘어진 상태에서도 심하게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힘에서는 그가 석방장을 당하기는 어려웠다. 그는 얼마후 누르기에 완전히 걸려든 유도 선수마냥 그대로 축 늘어졌다. 

도국이 갑작스런 상황에 움찔하다가 뭔가를 눈치챈듯 황징젠에게 달려갔다. 다음 동작 역시 신속했다. 능숙한 솜씨로 황징젠의 신발을 벗기고 있었다. 그는 황징젠의 신발을 한참이나 살피다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조립삼을 올려다봤다. 조립삼의 움찔하는 표정이 선글래스 아래로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황징젠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자폭 테러용으로 종종 이용한다는 슈즈 밤(Shoes Bomb), 이른바 신발 폭탄을 신고 있었던 것이다. 일이 잘못되는 최악의 경우 자폭하려 했던 것이 분명했다. 조립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갑자기 흘러내리기 시작한 땀을 닦았다. 석방장의 빠른 눈썰미가 여러 사람을 살린 셈이었다.
 "자, 승차! 목표는 예정대로 왕푸징이다"

조립삼은 그러나 곧 여유를 되찾았다. 황징젠을 비롯한 부상 경찰 전원이 무개 트럭에 옮겨 태워지고 도로 위의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기 무섭게 전체 병력에 대한 지휘를 일사분란하게 하고 있었다. 평소의 트레이드 마크인 더듬는 말투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전혀 들리지 않고 있었다.

밴은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듯 다시 공항 고속도로를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강여사의 사채 청산을 위해 창장쓰룽에게 금괴를 전달하는 목적은 불변인 것이 분명했다.

(홍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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