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삼은 아끼는 후배인 마은준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주변의 일들이 너무나 잘 풀려나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강효와의 결혼을 죽어라 반대하던 그의 어머니가 마음을 완벽하게 열었다. 며느리가 될 강효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좋아 죽겠다면서 결혼 날짜까지 빨리 잡으라고 성화일 정도였다.
역시 극과 극은 통한다고 반대가 극심했던 만큼 한번 마음을 열자 정신없이 정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1949년 건국 이후 최대의 국가 전복 음모로 기록될 황 회장의 복벽 기도 사건 관련 수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처럼 진행됐다고 해도 좋았다. 우선 그는 황 회장의 리가오왕푸 안가와 풍속 업소 아방궁을 전격 수색, 그의 범죄를 입증할 완벽한 증거 자료들을 압수하는 개가를 거뒀다. 리가오왕푸 거실에 걸린 대형 그림, 하얀 투구와 갑옷들은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상징성 있는 증거 자료들이었다.
그는 심지어 미로(迷路)의 대명사로 불리는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궁전보다도 더 복잡한 리가오왕푸 지하실 수색 과정에서는 황 회장에게 괘씸죄로 붙잡혀와 연금돼 있던 창장쓰룽까지 발견,베이징시 공안국으로 이첩하기까지 했다. 황회장이 경영하는 양쯔장그룹의 각종 회사들에 대한 수사의 실적도 만만치 않았다. 황 회장이 정상적인 기업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증거들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이제 그에게 남은 일은 보밀국 국장으로 가는 길목인 부국장 승진 외에는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음모의 수괴인 황 회장을 바로 체포하지 못한 것은 옥의 티였다. 그러나 그 역시 걱정할 것은 없었다. 갈수록 마음에 드는 미래의 조카 사위인 재서를 비롯한 석방장, 진징두, 방세오등의 협력을 받는다면 사건은 의외로 빨리 마무리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그는 주체 못할 흥분에 몸을 떨면서 옆에 누운 강효의 가슴에 슬며시 손을 얹었다. 강효 역시 그의 기분을 아는지 풍만한 몸을 그의 쪽으로 아예 바짝 붙여 활짝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섬섬옥수를 그의 허리 아래에 넣은 채로였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샤오샤오?"
"나도 꿈을 꾸는 것만 같아요. 언니 집에서 싼꺼의 품에 안기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그러게 말이야. 내가 후이졔의 집사가 아니라 미래의 제부 신분으로 이렇게 샤오샤오와 함께 있게 되다니"
"그건 그렇고 형부 일은 정말 큰 일이예요. 체포될 경우 사형을 선고받을지도 모르잖아요"
"그건 나도 가슴이 아파. 그러나 살아남게만 되면 어떻게든 생전에 햇빛을 보도록 해줘야지"
"언니는 요즘 심경이 어떨까요?"
"많이 좋아졌어. 샤오환과 재서 그 친구가 계속 옆에 있으니까 위로가 되는 모양이야. 지금은 옥환이 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도피길에 오른 것을 욕하고 있을 정도야. 그래도 그 와중에 황징젠 일에 대해 백배 사죄하다는 말은 전한 황 회장과는 너무 대비가 된다면서"
"그래요? 차라리 그게 나을지 모르겠네요. 당분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분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 것보다는 말이예요"
"……"
두 사람의 대화는 조립삼의 침묵으로 끝났다. 그로서는 좋은 기분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한 모양이었다. 그는 곧 마치 전희가 뭐 필요하냐는 태도로 그녀의 풍만한 몸 위로 올라가 그녀를 거칠게 다루기 시작했다.
평소 강효와의 잠자리에서만큼은 영국 신사 저리가라는 그답지 않은 자세였다. 사실 그럴 필요는 있었다. 강효 역시 허리 아래가 급속도로 통제 불능상태가 되면서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창 밖에서는 6월 마지막의 토요일 아침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