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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김치전쟁
북경시간: 2006-07-18 17:14:59
중국 최대 명절인 지난 설 명절(春节:춘찌예) 때였다.
D, L기업을 비롯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고민 끝에 중국 파트너에 김치를 선물로 보냈다.
김치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에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나 있는 터에 한국 문화를 담은 가장 특색 있는 선물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김치를 받아든 중국인들은 의외의 반응을 나타냈다.
중국인마다 "정말 좋다(挺好:팅하오)"를 연발했다.
김치가 중국 상류사회에 더 이상 낯선 식품이 아닌 데다 김치 맛이 중국인을 매혹했기 때문이었다.
◆불붙기 시작한 김치시장 쟁탈전=중국에서 때아닌 김치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재중동포가 구멍가게식으로 만들어 팔던 중국 김치시장에 한국 김치는 물론 북한 김치까지 밀려들면서 중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대규모 생산업체에서 가내수공업 수준의 공장에 이르기까지 김치를 만들어 파는 곳만도 100곳이 넘는다.
몇 년 사이에 중국 김치시장이 급속히 확대된 결과다.
중국에 김치공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까닭은 중국 내 한국인이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 많은 중국인들이 김치 맛을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확대되는 김치시장을 배경으로 중국에서는 한국 김치가 15년 전 일본시장에 상륙할 때와 비슷한 김치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내 최대 김치생산지는 청도(青岛:칭다오).
이곳에만 20군데에 달하는 김치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김치는 대부분 한국으로 보내진다.
그래서인지 정작 김치전쟁은 북경(北京:베이찡)을 주무대로 벌어지고 있다.
북경(北京:베이찡) 김치의 터줏대감은 얼마 전만 해도 길엽(吉叶:찌이예), 영생(灵生:링썽) 등 조선족 김치였다.
조선족 김치는 1990년대 들어 한국인과 재중동포를 배경으로 짭짤한 돈벌이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종갓집김치와 한상김치, 경복궁김치 등 한국 김치가 중국 내수시장 파고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구멍가게에 가까운 조선족 김치를 제치고 중국시장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종갓집김치는 북경(北京:베이찡) 동북쪽 밀운구(密云区:미윈취)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올해부터 판매전에 뛰어들었다.
종갓집김치의 목표는 중국인에게 김치를 먹이겠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 7월부터 돈 많은 중국인이 모이는 일본 미쓰이그룹 계열 백화점인 이토(华堂:화탕)과 신세계(新世界:씬쓰지예), 로손과 함께 대형 슈퍼체인인 경객융(京客隆:찡커롱) 억객융(亿客隆:이커롱) 등에 김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북경(北京:베이찡)은 물론 상해(上海:쌍하이) 청도(青岛:칭다오) 천진(天津:티엔찐) 시장에서도 세 확장에 들어갔다.
종갓집김치의 이동희 상무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중국에 스타벅스가 파고들었듯이 한국 김치도 중국인 속으로 파고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선정김치도 최근 북경(北京:베이찡) 지역에서 생산을 시작하며 중국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맛내기가 승부처=국내 김치 브랜드와는 달리 중국에서 탄생한 한국 김치 브랜드도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중국시장 파고들기에 나선 이들 브랜드의 대표주자는 한상김치와 경복궁김치다.
중국 남부 계림(桂林:꿰이린)에서 김치를 만들어 팔던 한상김치는 올해 초 북경(北京:베이찡) 대흥구(大兴区:따씽취)에 공장을 세우며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한상김치는 지난 5월 북경(北京:베이찡)에 상륙한 일본계 세븐일레븐 매장에 공급되고 있다.
경복궁김치는 청도(青岛:칭다오)를 근거지로 한 한국 김치 브랜드다.
1990년대 말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경복궁김치는 청도(青岛:칭다오)와 상해(上海:쌍하이)의 김치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상해(上海:쌍하이)에서 시장점유율은 70%를 넘는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김치전쟁은 아직 서막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의 김치시장 규모는 현재 5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중국 김치시장은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국인이 김치를 좋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상김치 이은숙 사장은 "중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김치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북경올림픽을 전후해 중국 김치시장은 200억∼3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커지는 시장에서는 경쟁도 치열하기 마련이다.
자본력과 깨끗한 이미지에서 밀리는 조선족 김치도 한국 김치 상륙에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북한 김치도 한국교민을 겨냥해 중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의 '기무치'도 중국 진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김치시장에 맛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치시장에서는 맛에서 뒤지면 퇴출당한다.
소규모 자본이라도 누가 맛을 잘 내느냐에 따라 시장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김치시장에서 벌어지는 김치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한경쟁으로 빠져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료제공)
중국 북경 중심가의 최고급 백화점인 신세계 백화점 내의 종갓집김치 매장
저작권자:애니차이나(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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