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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책을 내는 것이 새삼스러울 것 없는 요즘이다.
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묶어내는 경우도 다반사고, 기자론이나 언론학 등 현장 경험을 살려 쓴 책들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소설 쓰는 기자는 흔치 않다.
문화부도 아니고 국제부 기자가, 그것도 중국 조폭을 다룬 무협소설을 썼다.
"제가 한때는 문학소년이었어요.(웃음) 전공인 사학과 수업보다 국문과 수업을 더 많이 들었을 정도였죠. 류시화, 이문재, 박덕규 다 입학동기들이에요. 중국에도 관심이 많아서 대학시절에는 중국을 화두로 작가라는 직업을 평생 업으로 삼자, 그랬었죠. 비록 기자가 됐지만, 소설 '따거'로 소설가의 숙원을 푼 셈이에요."
9년 동안 북경 특파원으로 활동해온 홍순도(48) 전 문화일보 기자는 사실 지난 1994년 대만 조폭을 다룬 소설 <따거>(大哥/우리말로 '형님')로 문단에 입문한 '소설가'다.
한국인 기자가 대만 조폭의 실체를 파헤친다는 내용의 이 소설은 당시 50만부가 팔려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었다.
96년에는 '대만편'에 이어 2부 '홍콩편'이 출간됐고, 2004년에는 대만편이 중국에서 번역·출간, 현재 영화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기자로서의 본분을 잊은 적은 없지만, 중국을 무대로 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버린 적도 없었어요. 그러다 93년에 용기를 냈던 거죠. 사실 '기자 때려치자'는 마음으로 쓴 거에요. 이번 기회에 등단하자고."
책 출간으로 평생의 숙원이던 소설가로서의 입문을 눈 앞에 뒀지만, 그는 기자라는 직업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대신 '소설가'와 '중국전문기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로 했다.
실제로 그는 96년 1년 동안 문화일보에 중국시리즈 100회(전면기획)를 연재해 97년 관훈클럽 국제보도상을 수상했고, 북경 특파원으로 활동하던 2003년 12월에는 최초로 국군포로 전용일씨 탈북사건을 다뤄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2004년 35회 한국기자상, 제8회 대한언론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일년에 한번 주는 상을 모조리 휩쓸며 그는 '중국전문기자'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했다.
9년간의 북경 특파원 활동을 마지막으로 지난 2월 6일 문화일보를 떠난 그는 이제 소설 <따거>의 완결편인 3부 '대륙편' 출간을 앞두고 있다.
본격적으로 소설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특파원 활동 9년동안의 취재를 토대로 1년간 집필에 몰두한 결과다.
중국 조폭의 대표적인 4대 패밀리의 암투를 다룬 이 책은 오는 3월경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 반응이 좋으면 작가로 전업하려고요.(웃음)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지만, 소설이 잘 안 되면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언론인으로 돌아가야겠죠. 아무래도 예전에 책 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만큼 세상이 많이 변했으니까요. 지금은 다시 소설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에요."
최근 조폭을 소재로 한 코미디물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조폭소설'을 쓴 작가답게 조폭에 대한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조폭은 사회악이에요. 전세계 어디에도 선한 조폭은 없죠. 매춘, 마약, 도박, 인신매매 등 사회의 어두운 면에 기생해서 자기 이득을 취하는 무리들 아닙니까. 그런데 대표적인 조폭 나라가 바로 중국이거든요. 중국의 역대 왕조는 모두 조폭에 의해 멸망했으니까요. 실례로 한고조 유방도 조폭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은 제가 조폭하고 친해서 조폭 소설 쓴거라고 생각하는데,(웃음) 사회에 기생하는 어두운 세력이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쓴 거에요."
"책이 출간되지 못하면 절필하겠다"는 말을 쏟아낼 만큼 그의 소설에 대한 애착은 대단하다.
그의 머리 속에는 지금도 다음 작품 구상으로 가득차 있다.
"'따거(大哥)'가 있으면 '따제(大姐)'도 있어야죠. 우리로 치면 조폭마누라 같은 거에요. 측천무후를 패러디해서 기업 조폭을 써보고 싶어요. 골프 소설도 쓰고 싶고. 정말 쓰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아이고, 앞으로도 기자와 소설가 사이를 오가며 살아야 할 것 같네요.(웃음)"
(자료출처: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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