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 천진 | 하북 | 요녕 | 길림 | 흑룡강 | 상해 | 강소 | 절강 | 산동 | 광동 | 해남 | 중경 | 홍콩 | 마카오 | 대만 | 중국기타 | 한국 | 국제 | ... 
애니차이나 > 중국참여란 > 소설  
황혼의 상하이탄 <11회>: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북경시간: 2006-09-09 02:10:47 
 

"……"
재서의 표정이 심상치 않자 평소 덧니의 웃는 얼굴이 매력인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녀는 농담할 때조차 진지한 재서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 그림=이용호 화백  
 
"희덕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 수화는…"
재서는 벤치에 앉자마자 량마허 너머 보이는 량마허호텔과 창청(長城)호텔 쪽의 불빛에 무의식적인 눈길을 준 채 물었다. 완용에게 희덕을 빼앗긴 상처가 너무나 깊을 수화에게 다시 한번 충격적인 말을 해주려니 감히 얼굴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얼굴 표정으로 볼 때 그녀는 희덕의 불행에 대해 전혀 모르는 듯 했다. 경찰의 조사 대상에 오르지 않았을 개연성도 다분했다.  

"10년 가까운 세월을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사랑했었으니까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왜…"
벤치에 앉은 후부터 줄곧 량마허의 물길을 응시하던 수화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어느새 거의 절망에 가까운 표정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재서가 신문 기자 출신답게 희덕과 관련한 뭔가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아직 소문이 크게 나지는 않았나 보군. 경찰이 수화를 부르지도 않은 모양이고"
"……"
"저 세상으로 갔다는군. 총에 맞아…"
"……"
"……"
잠깐 동안이나마 침묵이 흘렀다. 수화로서는 상상 이상의 비보였고 재서도 그 이상의 더 할말이 있을 턱이 없었다.

"어제까지…멀쩡하게…우리 집에서…술을 마셨는데…솨이꺼도 같이…있었잖아요?"
수화의 떨리는 목소리가 마치 스타카토처럼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했다. 목소리가 그럴 수 없이 비감했다. 이미 남의 남자가 된 사람이기는 했으나 희덕에 대한 미련이 엄청나게 남아 있는 듯 했다. 10여년 가까운 세월을 마치 부부처럼 생활하면서 나눈 육정(肉情)이라는 것은 그만큼 무서운 모양이었다. 성 경험이 그다지 풍부하다고 하기 어려운 노총각인 재서는 그 점에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으나 수화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 남음이 있었다.

"휴, 청천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나도 지금 내 정신이 아니야"
재서가 수화를 위로하려고 별 의미 없는 말을 꺼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그예 수화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볼을 타고 쉴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흐느끼는 소리를 죽이려는 끈질긴 노력이 그녀의 슬픔을 더욱 커보이게 하고 있었다.

"나도 얼떨결에 파출소에 가서 소식을…"
재서는 괜히 죄스러운 기분을 떨치기 어려워 말을 잠시 끊었다. 같이 술을 마시지 않았느냐는 그녀의 말이 마치 희덕의 죽음을 방치했다는 질책같이 가슴을 후벼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내친 김에 희덕의 죽음과 관련한 지금까지의 경과를 털어놓아야 하겠다는 생각은 더욱 굳히고 있었다. 숨기고 뭐고 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많지는 않아도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털어놔야 희덕이 죽음의 진실을 밝힐 한가닥 실마리라도 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여자는…돈을 벌기 위해…타락…하고 남자는…돈을…벌어야 타락한다더니…"
수화가 재서의 설명을 다 듣고나서도 계속 울먹이면서 묘한 말을 내뱉었다. 자신의 남자를 유혹, 뺏어간 완용과 희덕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터뜨린, 저주에 가까운 말처럼 들렸다. 사실도 그랬다. 그녀에게 완용과 희덕은 그런 비난을 들어도 딱 좋을 정도로 엄청난 상처를 안겨준 사람들이었다.

(홍순도)

 
 
저작권자:애니차이나(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의견달기(200자 이내)
 
최신 소설
 황혼의 상하이탄 <255회-마지막회>:황혼속에 권총이 ... [2007-05-16 21:11:13]
 황혼의 상하이탄 <254회>:서둘러 객실문을 열고 나가... [2007-05-16 07:11:36]
 황혼의 상하이탄 <253회>:더블플레이의 명수 등초린 ... [2007-05-16 07:10:01]
 황혼의 상하이탄 <252회>:'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2007-05-16 07:08:47]
 황혼의 상하이탄 <251회>:일사천리로 주위 일들이 잘... [2007-05-13 22:44:57]
 
  가장 많이 본 기사
1 . 황혼의 상하이탄 <103회>:남자는 떨고 있는...
2 . 황혼의 상하이탄 <108회>:진징두가 자리에서...
3 . 황혼의 상하이탄 <109회>:"저 여자가 맞아...
4 . 황혼의 상하이탄 <135회>:"강하면 부러진다...
5 . 황혼의 상하이탄 <92회>:"루이꺼! 아, 그...
6 . 황혼의 상하이탄 <13회>:화가 단단히 났는지...
7 . 황혼의 상하이탄 <50회>:등국장의 샷이 황회...
8 . 황혼의 상하이탄 <106회>:"그 사람을 사랑...
9 . 황혼의 상하이탄 <114회>:"웬 놈이냐!"
10 . 황혼의 상하이탄 <104회>:"무슨 일 있어,...
 최신 포토포커스
호남성(湖南省)...
곤명(昆明)에서...
오염된 위하(渭...
석가장시(石家庄...
  최신 소식
1 . 황혼의 상하이탄 <255회-마지막회>:황혼속에...
2 . 황혼의 상하이탄 <254회>:서둘러 객실문을 ...
3 . 황혼의 상하이탄 <253회>:더블플레이의 명수...
4 . 황혼의 상하이탄 <252회>:'기차는 8시에 ...
5 . 황혼의 상하이탄 <251회>:일사천리로 주위 ...
6 . 황혼의 상하이탄 <250회>:정체가 드러난 마...
7 . 황혼의 상하이탄 <249회>:당신은 황 회장이...
8 . 황혼의 상하이탄 <248회>:"니가 감히 나를...
9 . 황혼의 상하이탄 <247회>:"죽지는 않을테니...
10 . 황혼의 상하이탄 <246회>:재서는 손징스 생...
 
사이트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보호 | 보안안내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지적재산권 신고센터 | 불량정보 신고센터
저작권소유 | 책임의 한계 | 광고안내 | 제휴문의 | 고객센터
Copyright ©2005-2009 anychina.net All Rights Reserved.
京 ICP 备 05066464 号
 
스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