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의 남성이 여보란 듯 다시 힘차게 살아나 자신을 괴롭혔으면 하고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아직 목마름을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도발적인 입도 재차 이미 한껏 풀이 죽은 그의 남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의지가 실현되기 쉬울 것 같지 않은 안간힘이었다.
| |
 |
|
| |
▲ 그림=이용호 화백 |
|
| |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놀랍게도 사나이의 남성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었다. 끈질긴 여자의 노력이 효과를 거두는 모양이었다.
"허허, 샤오메이, 정말 대단하군! 회춘하는 기분이 이런 것인가 보군. 허허, 참! 근래 이런 일이 없었는데…나 원!"
사나이는 일반적 상식과는 달리 자신의 남성이 나이를 잊고 살아나는 게 대단히 흡족한 눈치였다. 연신 감탄사를 토해내면서 좋아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그의 손도 분위기에 맞게 자연스레 완전 실오라기 하나 없는 나신으로 변한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아, 아!"
여자는 금방 달아올랐다. 그녀로서는 사나이와 달리 중간 휴식 시간이 없었으므로 그럴만도 했다. 이윽고 그녀는 시종일관 누워 있는 자세인 그의 몸 위로 올라가 자신의 풍만한 나신을 겹쳤다. 너무나 자연스럽고도 적극적인 행동이었다. 색기 넘치는 얼굴에는 도저히 더는 못 견디겠다는 표정이 확연했다. 다음 순간은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둘은 곧바로 옆의 다른 5명 여자들의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서 열락의 끝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소돔과 고모라가 무색한 혼음이 따로 없었다. 두사람의 몸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완전히 대자로 뻗어 미동조차 하지 않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회장님, 국장님이 오셨는데요"
한동안 축 늘어져 주검이 따로 없다는 느낌을 준 사나이의 몸이 움찔한 것은 그가 여자를 껴안은 채 선잠이 든지 약 10분이 지났을 즈음이었다. 전체적인 자세에서 무상 출입을 허가받은 듯한 냄새를 물씬 풍기는 건장한 20대 후반의 웬 검은색 정장의 청년이 거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체격에 비해 세련되고 곱상한 분위기의 모습이 여자 깨나 울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 의외로 빨리 왔군. 들어오라고 해"
사나이는 청년의 등장을 기다린 눈치였다. 여자에게 두 번이나 시달렸으면 몹시 피곤하기도 하련만 별로 내색을 하지 않고 서슴 없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사나이의 파트너인 여자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여자들이 기계적으로 그에게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청년은 사나이가 옷을 완전히 다 입을 때까지 가끔씩 들릴까 말까한 귀엣말을 건넸다. 사나이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으나 무슨 말을 하지는 않았다. 만족감이 윤기 넘치는 얼굴에 그득하게 흐르고 있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의도와 크게 벗어나지 않게 굴러간다는 자신감이 넘치지 않으면 보여주기 힘든 자세였다. 이런 넘치는 자신감은 흔히 적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주변에 있다는 진리를 소홀히 하게 하는 치명적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사람이 자신을 배신, 등에 칼을 꽂으려 할 것이라고는 진짜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청년은 사나이가 정장을 입는 동안 서둘러 거실을 정리했다. 순식간에 음욕 질탕한 분위기의 거실은 그럴듯한 사무실 공간으로 바뀌었다. 사나이 역시 완벽하게 변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작품 냄새를 물씬 풍기는 정장은 불과 10여분전까지 그의 온 몸을 감쌌던 욕정의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내주고 있었다.
사나이의 변신은 상의에 향수를 약간 뿌리는 것으로 끝났다. 그는 청년과 여자들에게 그만 나가보라는 손짓을 한후 거실에 붙어 있는 집무실인 듯한 방으로 보무도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양쯔장(揚子江)그룹 회장실이라는 고급스런 도금 명패가 보란 듯 붙어 있는, 상당히 호화스러운 분위기의 방이었다. 며칠 전 자신의 안가내 거실의 거대한 그림 앞에서 무슨 간단한 제를 올린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끝까지 자신의 섹스 파트너인 여자가 도에 지나치게 호기심이 많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홍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