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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차이나 > 중국참여란 > 소설  
황혼의 상하이탄 <48회>:"김희덕, 잘 나갔던 조선족 따꺼였죠"
북경시간: 2006-09-09 04:03:38 
 

"제가 알고 있는 것이야 그저 피상적인 수준에 불과하죠, 뭐. 나중에 영양가 없다고 욕이나 하지 마십시요, 룽졔! 어쨌든 들리는 소문들을 종합하면 무엇보다 지창푸루 일대를 장악중인 김희덕이라는 조선족 따꺼가 총에 맞아 비명횡사한 게 최근의 가장 큰 일이 아닌가 싶네요. 그 일 이외에는 계파간의 크고 작은 싸움이 있기는 한데…글쎄, 그것들은 워낙 얽히고 설킨 복잡한 문제들이라서 잘 정리가 안되고 재미도 없네요"

   
  ▲ 그림=이용호 화백  
 
완용은 올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희덕의 돌연한 죽음은 베이징 밤세계의 최대 화제인 것이 분명했다. 베이징 교외인 징순루변 마포춘(馬坡村)의 양광(陽光)별장에 비밀리에 자리잡은 호스트바의 일개 종업원조차 희덕을 서슴없이 따꺼(大哥)로 부르면서 처음부터 거론하는 것을 보면 진짜 그랬다. 완용은 뭔가 자신이 간과했을지도 모르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감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짧은 머리 이외의 남자들에게도 눈길을 보내면서 가만히 입을 뗐다.

"김희덕?"
"그래요. 최근에 아주 잘 나갔던 조선족 출신의 보스이죠. 지금 경찰이 범인을 색출하느라 난리가 났다는 거예요.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지 않은 따꺼들이 없다잖아요?"
짧은 머리 옆의 안경 낀 남자가 완용이 희덕의 이름이 금시초문이라는 뉘앙스를 토해내자 기다렸다는 듯 대화에 끼어들었다. 좌중의 남자들이 안경의 말에 동의한다는 표정으로 모두 머리를 끄덕이고 있었다. 대체로 베이징의 밤세계와는 이런저런 연유로 어느 정도 연계가 있는 나름의 경험자들다웠다. 그러나 그들은 완용이 의도적으로 희덕의 죽음을 좌중의 화제로 몰고가려 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는 눈치를 보이고 있었다. 그녀가 희덕의 애인이라는 점은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 정도로 큰 사건인가, 그게"
"아이구, 룽졔는 잘 모르셔서 그렇지 자칫 잘못하다가는 차오양구 일대 밤 세계의 판도가 뒤집어질 전기가 마련될지도 모른 사건이예요, 그게. 절대 간단하게 볼 성질의 사건이 아니죠"
"범인은 잡았나?"
"아직은 확실한 것이 하나도 없지 않나 싶어요. 다만 기존 조직들간에 일어난 내부의 전쟁은 일단 아니라는 느낌이 드네요. 경찰에 불려간 지창푸루와 주변 일대의 크고 작은 조직의 따꺼들이 하나같이 그날로 풀려나온 것으로 봐서는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내부의 전쟁이 아니라?"
"그래요, 룽졔. 만약 다른 조직의 따꺼들에게 살해 혐의점이 있으면 경찰이 가만 있었겠어요. 없는 죄라도 만드는 기가 막히는 재주를 가진게 우리 중국 경찰 아닙니까?"
"경찰이 용의자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인가?"
"설마 그렇기야 할라구요. 아마 지금쯤 누군가를 잡아 몹시 족쳐대고 있겠죠. 확실하지는 않아도 들리는 얘기로는 외부 일반인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고 하죠, 아마"
"그래?"
"하여간 사건의 전모를 비롯한 모든 확실한 것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건 그렇고. 그러면 희덕이라는 따꺼가 장악했던 조직은 지금 완전히 난리가 났겠군"
"당연하죠. 졸지에 대장을 잃었으니 우왕좌왕이죠. 일부 중간 보스들은 경찰의 공연한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아예 베이징 근교나 지방으로 은신중이라는 소리도 들리구요. 따꺼들이 살해당하거나 하면 항상 주위 인물들이 용의 선상에 오르는게 당연한 일 아닙니까?"
"허, 난리는 난리군. 그 정도면 조직이 완전히 와해됐겠네"
"아니요. 그건 또 그렇지 않은 모양이예요"

(홍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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