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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상하이탄 <82회>:"눈길이 저절로 가는 여자 애들이…"
북경시간: 2006-09-09 17:05:41 
 

"그렇다고 나이 들어 보인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지금도 첫눈에는 30대 초반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아요"
"과찬의 말씀이예요. 저보다 괜찮은 아이들이 요즘 연예계에 얼마나 많은데요. 아니 연예계에만 그런가요. 낮에 밖의 왕푸징 거리를 한번 걸어보세요. 눈길이 저절로 가는 여자 애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어요"

   
  ▲ 그림=이용호 화백  
 
강효는 황회장의 눈길과 과찬을 꽤나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언니인 강여사 옆에 앉자마자 자신에게 집중되는 화제를 서둘러 돌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견 미모에 버금가는 상냥함과 겸손, 지혜로움이 몸 전체에 물씬 배인 여자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강여사의 소개대로 갸름한듯 하면서도 통통한 복스러운 얼굴과 큰 키는 언니와 상당히 많이 닮았어도 성격이나 스타일은 전혀 다른 것이 확실했다. 

"그거야 다 인공으로 가꾼 정형 미인들 아닌가요. 강사장님같은 격조 있는 미모와는 격이 완전히 다르죠"
 이번에는 황징젠이 끼어들어 강효를 추켜세웠다. 듣고 있는 상대를 확 사로잡을 수 밖에 없는 부친에 못지 않은 절묘한 레토릭이었다. 그의 칭찬은 부전자전이라는 속담이 그냥 듣기 좋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강효에게 잘 보이려 과도한 오버를 하지 않는 것은 부친과는 상당히 달랐다. 그가 평생 한번 만나기조차 쉽지 않을 엄청난 미인 앞에서 부친보다도 덜 오버하는 것은 크게 이상하다고 하기 어려웠다. 그는 이미 이모인 강효와 거의 비슷한 이미지를 주는 옥환에게 완전하게 마음이 기울어 있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그에게는 굳이 그녀에게 과도한 관심을 기울일 이유가 하등 없다고 해도 좋았다.

"황징젠이 사람을 정말 제대로 보기는 보는군. 이래봬도 이 아이가 한때는 홍루몽을 비롯한 사극 영화의 주연을 몇편이나 했다구! 이미 은퇴하기는 했지만 지금도 못 할 것도 없고"
강여사는 황회장과 황징젠의 마치 약속이나 한 칭찬에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는 진짜 자신과 얼굴로는 많이 닮은 동생에 대한 두사람의 경외의 시선이 무척 기분 좋았다. 그건 자신에 대한 칭찬으로 해석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터였다.
"그래 바깥 양반께서는 뭘 하시나요? 대단하신 분일 것 같은데요. 아마도 내가 이름을 들어본 분일 수도 있겠는데…" 

황회장은 내친 김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계속 단도직입적이었다. 술기운을 빌려 은근히 강효의 결혼 여부를 묻고 있었다. 목소리에 어떤 남자가 이런 미인과 한 이불을 덮고 살까 하는 약간의 질투 섞인 부러움도 묻어나고 있었다. 솔직히 황회장은 자신도 90년대를 전후해 홍루몽인가 하는 영화등에서 몇 번 본 기억이 있는 그녀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장본인인 강효가 아닌 강여사에게서 터져나온 즉답은 완전히 뜻밖이었다. 

"바깥 양반? 하이고, 회장님 이 아이 완전히 1세대 원조 베이다황이예요, 베이다황!"
"베이다황?"
황회장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베이다황(北大荒)은 강효같은 세련된 미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을 대륙 동북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풀 한포기 나지 않는 거대한 황무지를 뜻하므로 그의 그런 태도는 당연했다. 그의 눈길은 곧 건너편의 등초린국장에게로 향했다. 무슨 소리냐는 무언의 질문이었다. 등초린국장 역시 황당하기는 황회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개를 가만히 흔들고 있었다. 나도 도저히 모르겠다는 대답이었다. 
"아, 그건 아…직 미혼이라는 뜻…이예요" 

황회장의 초보적 의문을 풀어준 사람은 아들 황징젠이었다.  몹시 조심스레 싼장(三江)평원으로도 불리는 베이다황이 시집 안간 처녀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귀띔했다. 그는 그러나 더 이상 설명을 잇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강효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홍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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