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되어 갑니다. 그 동안 국내에서 일본 돕기 모금운동을 벌이는 등 기가 막히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에 앞장서서 모금을 하신 분들께서는 좋은 일을 하셨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들은 고마움을 느끼기보다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노골적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한국에서 일본을 돕자는 모금운동을 벌일 때 <일본을 돕는 모금운동에 반대합니다>라는 글에서 "우리가 그들에게 성금을 한다면 그들은 그것으로 무기를 만들어 우리나라를 위협하고도 남을 나라"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 중 과연 몇 나라가 국민들이 돈을 모아 일본이란 나라를 도와줬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고는 지진이란 자연재해에서 비롯되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연재해보다 "인재(人災)"에 의한 피해가 더 큽니다. 일본은 전 국토가 지진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나라에 완벽하지도 않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는 "인재"입니다. 만약 그곳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했다면 이번 사건은 국부적이고 단기적인 문제로 끝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경제성만을 고려해 사고가 나면 해결할 수 없는 원자력발전소를 만들었고, 설마 했던 재앙은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일본정부가 사고를 처리함에 있어 불투명하게 함으로써 "인재"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상한 것은 방사능문제에 대해 한국정부에서 무슨 뜻에서인지 가볍게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친일파정부의 속성을 드러내는 것인지, 아니면 무지해서인지는 몰라도 발표내용을 보면 정부가 아직도 "우민정책"을 하고 있다고 밖에 느낄 수 없습니다. 일본보다도 더 난리를 치던 정부, 일본보다도 더 괜찮다는 정부, 거기에 맞장구치는 대부분의 매스컴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우리들을 속이려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는지를 더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방사능문제가 지금 당장에는 분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에 의해 오염된 공기, 음식물 등에 의해 인간은 물론 자연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전의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보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만약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면 한국정부는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습니까? 아니면 그 때 가서 “방사선문제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리발을 내밀겠습니까? 이 문제는 일반 사고처럼 시간이 지난다고 그냥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우리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모금운동을 하는 일이 아니라, 일본측에 이번 방사능문제로 인하여 보고 있는 피해 및 볼 피해에 대해 그들에게 배상을 앞장서서 요구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이번 문제로 일본이 피해를 본 자국민에게 배상을 했다면 우리도 마땅히 배상을 받아야 합니다. 이번 사고로 우리들이 받고 있는 생활상의 불편함은 얼마나 큽니까? 또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얼마입니까?

   우리는 세금을 포함한 돈을 지불하며 전기를 구매해서 씁니다. 전기는 나라가 무료로 공급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든, 전력회사든 전기를 만들어 국민에게 장사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그들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왜 우리가 일본사람들이 일으킨 "인재"의 희생양이 되어야 합니까? 냉정하게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일본 다음으로 큰 피해를 본 지역입니다. 요즘 이번 사건으로 외국자금이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들어오는 반사이익 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외국자금은 언제든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돈을 벌려고 온 것이지 자선운동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찾아야 할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국 나중에 우리들 부담이 됩니다.

   과연 우리가 일본에게 모금운동을 해서 도와 줘야 마땅한지, 일본에게 배상을 청구해 우리들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마땅한지 모두 한 번 깊이 있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봅니다. 만약 이대로 지나가면 일본은 절대 원자력발전소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일본이 원자력발전소를 포기케 하는 일환으로도 반드시 일본에 손해배상을 청구해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일깨워 줘야 합니다. 국민의 세금을 받아 누리는 것이 정부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입니다. 선진국 정부는 철저하게 자국민을 보호합니다. 자국민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가 입으로만 선진국을 외친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김부식)